[출처: 미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제 그만(ENOUGH)."
잇따른 총기참사로 미국 사회 전반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이 최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 253개 도시의 이름으로 최신호 표지를 빼곡히 채웠다. 표지 중앙에는 대문자로 '이너프(ENOUGH)'라는 단어가 담겼다.
타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발매되는 8월19일자 최신호 표지는 존 마브루디스가 디자인했다.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적힌 도시 이름들은 총격범을 제외하고 최소 4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친 미국 내 총기사고 253건의 발생지역이다. 지난 주말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주 엘패소(ELPASO.TX), 오하이오주 데이턴(DAYTON.OH)는 물론, 지난달 총기난사 사고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길로이(GILROY.CA)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브루디스는 "총기 폭력에 빠진 나라의 무서운 초상화"라고 말했다.
표지 중앙을 대문자로 장식한 단어 이너프는 지난 해에도 타임지에 등장했다. 타임지는 작년 플로리다에서 발생한 고교 총기난사 사건 직후에도 생존자 5명의 사진과 함께 이 단어를 표지 중앙에 배치했었다. 충분하다로 직역되는 이너프는 이제 그만, 더는 안된다 등의 의미다.
타임지 편집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드워드 펠센탈은 "표지 결정 회의에서 이 단어를 다시 사용할 것인가로 격론했다"며 "무엇이 충분한 지 어떻게 결정하는가, 콜럼바인에서는 충분하지 않았나, 버지니아 공대에서는, 포트 후드에서는"이라고 반문했다.
타임지 최신호의 메인 기사의 제목 역시 총기난사를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우려를 그대로 보여준다. '우리는 안에서부터 잡아 먹히고 있다. 왜 미국은 백인 국수주의자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지고 있는가.' 타임지는 트위터 계정에서도 표지 사진을 공개하며 이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다.
펠센탈 편집장은 표지 결정 후기를 전하는 기사에서 2억6500만개로 추정되는 미국 내 개인보유 총기 건수를 언급하면서 "총기사고에 있어서 미국은 얼마나 비극적인 예외에 속하는 지 보여주는 숫자"라고 총기 규제 강화도 촉구했다. 아울러 최신호 표지를 장식한 253개 도시의 수 또한 총기사고에 따른 희생이 얼마나 큰 지 보여주는 또 다른 숫자라고 강조했다.
CNN은 "표지를 장식한 총격사건 도시 목록은 총기 폭력 아카이브의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며 "(이번 표지는) 지난해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 특집 표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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