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GDP 2%대 성장률 적신호…"日수출규제에 반도체 직격탄"

대외경제정책硏 "올해 GDP 0.27~0.44%↓"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시행령 개정안을 2일 각의에서 처리했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시행령 개정안을 2일 각의에서 처리했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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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올해 일본과의 무역 분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2%대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수출규제로 직격탄을 맞게 된 반도체 생산 부진 영향을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GDP가 0.27∼0.44%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1일 발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조치가 장기화해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한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지난 2일 2차 보복으로 발표한 한국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가져올 악영향은 고려되지 않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백색국가 배제 조치의) 규제대상 품목 범위가 어느 정도이고, 한국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어렵다"고 했다.


이 같은 가정에 따르면 올해 2%대 성장은 사실상 어렵게 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수정 전망치 2.2%조차 시장에선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4월에 전망했을 때보다는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도 이런 시장의 견해에 일정 부분 수긍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정 전망은 최근 격화한 '한일 경제전쟁'을 사실상 계산에 넣지 못했다.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데다, 그 내용과 영향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한일 경제전쟁이 터진 데 이어 다음달부터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출품에 10% 관세를 매기는 '관세전쟁'까지 겹치면 2%대 성장이 어렵다는 점을 한은도 인식한 셈이다. 1%대 성장률은 금융위기(2009년 0.8%) 이후 최저다.


한은이 전망한 내년 성장률 2.5%를 두고도 시장은 비관적이다.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반전해야 가능한데, 한일·미중 악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들도 비슷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3개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지난달 기준 2.1%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이들 중 스탠다드차타드(1.0%), IHS마켓(1.4%), ING그룹(1.4%), 노무라증권(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등 10곳은 올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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