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배제' 한일 외교장관 정면 충돌(종합)

일본 각의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직후 열린 국제회의서 상호 입장 충돌
강경화 "일방적이고 임의적"공격
고노 다로 "어떤 항의도 들은 적 없다"

[방콕(태국)=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한일 외교부 장관이 2일 오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결정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 회담 중 모두발언을 하는 장면을 기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일본 각의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한 직후 개막한 이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강 장관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강 장관은 "오늘 아침 일본의 조치가 일방적이고 임의적이다"라고 비판하고 중대한 우려를 표했다. 강 장관은 "일본의 조치가 아세안 지역 발전에 도전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유무역 확대를 위한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강 장관에 이어 발언에 나선 고노 외무상도 반격에 나섰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의 무역 관리 기준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불만을 접한 적이 없다"고 우리의 공격을 차단하고 나섰다. 그는 "강 장관이 제기한 불만의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감한 상품과 기술에 대한 효율적인 수출 관리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일본의 책임"이라며 이번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 체제에 완전히 부합하고 있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앞서 일본 각의는 이날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했다. 이에 맞서 강경화 장관은 이날 예정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다자회의는 물론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우리측의 항의를 일본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도 수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한일 관계를 중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