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신용평가 하나…기업금융 패러다임 바꾼 'KB 셀러론'

온라인 마켓과 거래하는 영세 소상공인 대상 국민銀 매출채권 담보대출 주목
비대면으로 운전자금 대출해 소상공인 현금 유동성 조기 확보 지원
P2P 업체 3분의1 수준 금리…신용 10등급도 이용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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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신용등급 8등급인 개인사업자 A씨는 온라인 마켓에서 신발을 판매하고 있다. 구매대금, 인건비 지급 등을 위해 매번 빠른 판매대금 정산이 필요한 A씨는 KB국민은행이 저신용의 영세 소상공인에게도 연 5.8% 금리로 매출채권 담보대출을 해준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신청, 대출을 받았다. 연 15%가 넘는 고금리의 개인간거래(P2P) 상품을 이용했을 때보다 금리 부담이 절반 이상 줄었다.


온라인 마켓에 입점한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매출채권 담보대출인 국민은행의 'KB 셀러론'이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마켓 판매자를 위한 금융 상품인 '공급망금융' 확대를 통해 영세 소상공인을 돕고 상생 금융, 혁신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출시한 KB 셀러론은 올해부터 점차 판매가 늘어 4월 18건, 5월 31건, 6월 45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월별 약정금액도 꾸준히 늘어 4월 7억6380만원, 5월 11억3470만원, 6월 23억65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는 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38건이 판매돼 16억690만원을 공급했다.


KB 셀러론은 오로지 매출채권이라는 현금흐름만 보고 신용등급 제한 없이 운전자금을 대출한다. 비대면 전용 상품으로 신용평가 없이 모든 판매자에게 P2P 업체 3분의 1 수준인 연 5.8% 금리를 적용한다. 신용 7~10등급인 판매자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판매자는 통상 15~40일 걸리는 판매대금 결제 기간을 앞당겨 이르면 매출 당일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현금 유동성을 조기에 확보해 재고 관리 및 금융 비용 절감이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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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이 아닌 영세 소상공인에게 신용평가 없이 매출채권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KB 셀러론이 시중은행 중 유일하다"며 "매출채권이 담보지만 손실 리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대출 관행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상생, 혁심금융을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은행도 온라인 마켓의 빠른 성장, 금융의 디지털화 속에서 오랜 기간 영세 소상공인과의 거래를 통해 쌓아 온 노하우, 데이터를 바탕으로 틈새 상품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아직 온라인 마켓 참여도는 미흡하다. 국민은행은 현재 위메프, 무신사를 통해 3만3000명의 판매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데 앞으로 참여 마켓을 더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베이, 쿠팡, 11번가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과 더블유컨셉코리아 등 특화 쇼핑몰과 협업을 논의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온라인마켓 거래 판매자들의 전용상품인 KB셀러론 외에도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공급망금융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새로운 혁신금융을 통해 온라인쇼핑몰은 물론 플랫폼사업 전반에 걸쳐 공급망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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