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에 急冷하는 업황까지…흔들리는 신생 항공사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제항공운수사업자로 선정된 신생 항공사들의 내홍이 지속되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당초 24일 진행키로 한 신생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변경 면허 심사를 한 차례(25일) 연장키로 했다.


앞서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란 컨셉트로 정부로부터 면허를 조건부 인가받았으나, 사업권 확보 직후 대주주 측이 대표이사를 항공업계 출신인 김종철 전(前) 대표에서 투자업계 출신인 심주엽 대표 등으로 전환하면서 지난달 20일 변경 면허를 신청했다. 현행 항공사업법상 대표자 변경은 면허 재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최근엔 대주주 측의 유상증자를 두고 감사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어서 내홍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소송까지 불거지면서 조금 더 면밀히 사안을 검토키로 했다"면서 "오는 8월 말까지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관련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국토부의 면허 재심사를 초조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에어프레미아의 사례가 일종의 '반면교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신생업체인 에어로케이도 지난 3월 대주주 측이 대표자 변경을 시도하다 중단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현행법상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국토부는 면허를 회수하거나 최대 6개월간 사업을 정지시킬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의 경우 운항증명(AOC) 준비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항공산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안전성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이른 시일 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신생 항공사들이 이륙도 전에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정상적 운항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항공업황이 급랭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다.


기존 LCC조차 효자노선이던 일본 노선에서의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름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 업체들은 선제적인 공급축소 등으로 공급조절에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신규 업체들은 초반부 공략지로 일본 등 동북아 단거리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예컨대 '장거리 LCC'를 표방한 에어프레미아 조차 국토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에서 첫 취항지로 도쿄ㆍ오사카ㆍ홍콩 등 동북아 대형수요처를 꼽은 바 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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