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비서와 대화한 내용 1000건 이상 불법유출

대화에 주소 및 의료 상황 등 개인정보도 포함돼
구글 "내부 직원이 빼돌려…조속히 조치 취할 계획"

구글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구글 홈 허브'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녹음된 대화 정보가 1000건 이상 유출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구글의 AI비서에서 저장된 대화 정보가 협력사를 통해 벨기에의 뉴스 사이트 VRT에 유출됐다고 전했다.

VRT는 10일 구글의 한 협력사로부터 이 같은 대화 정보를 입수했다. 녹음된 대화에는 이용자의 주소와 같은 개인정보가 등장하기도 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VRT는 대화에 등장한 사람들의 신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출된 정보 속에는 한 여성이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히는 대화도 있었다. 건강과 관련된 개인의 의료 정보도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동안 구글이나 아마존 등은 AI 비서에게 학습시켜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용도로 이 같은 대화 정보를 저장했다.

구글은 이 같은 사실을 바로 시인했다. 구글 측은 "우리 대화 분석가들 중 한 명이 불법적으로 기밀인 네덜란드어 음성 데이터를 유출했다"며 "우리 보안·사생활보호 대응팀이 이 사안을 조사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 대화 정보를 유출한 협력사는 구글이 확보한 전체 대화 정보 중 0.2%만을 들을 수 있었으며 이 음성 정보들은 이용자의 계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구글 측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