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보수 절반 "그래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해야"

국민 10명 중 6명 "대북 인도적 해야"
통일연구원 "대북 지원 국민적 공감대"

통일부가 19일 "정부는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하여 그간 세계식량계획(WFP)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우선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북 쌀 지원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사진은 2010년 군산항에서 북한 수재민에게 전달할 쌀을 배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통일부가 19일 "정부는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하여 그간 세계식량계획(WFP)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우선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북 쌀 지원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사진은 2010년 군산항에서 북한 수재민에게 전달할 쌀을 배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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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한국민 10명 중 6명은 대북제재와 관계없이 북한 취약계층(어린이·임산부·노인 등)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봤다. 스스로 정치적 성향을 '보수'라고 인식하는 사람의 절반도 인도적 지원에 동의했다.


10일 박주화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관한 국민 인식 분석 보고서 '그럼에도 불구하고-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동의하는 비율이 60%가 넘었다. 40대(73.6%)의 동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20대(60.7%)가 가장 낮았다.


<자료=통일연구원>

<자료=통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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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70.8%로 나타나는 등, 모순적인 양태를 보였다.


국민들은 대체로 인도적 지원에 동의하면서도, 인도적 지원이 군사적 목적·정권 보위에 쓰일 수 있다는 전용가능성(72.0%)과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49.5%)를 표시했다.

또한 대북 협력사업 발굴에 긍정적(61.5%)이면서도 대북 협력사업을 제약하는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70.8%)는 의견이 높게 나왔다.


이러한 모순적 결과에 대해 이 부 연구위원은 " 장기간 갈등을 경험한 집단이 평화조성(peace making)을 위한 노력을 보일 때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은 제재를 유지해야 하며, 인도적 지원의 전용에 대한 우려, 남북의 협력의 대칭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대북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해석일 것"이라고 했다.


<자료=통일연구원>

<자료=통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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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2019년 5월 20일부터 6월 24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조사는 조사원에 의한 1:1 개별면접조사(face-to-face interview)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표본할당은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표집을 통해 이루어졌다.


한편 통일부는 대북식량지원용 국내산 쌀 5만t의 수송·배분을 세계식량계획(WFP)에 위탁하기 위한 업무협약 체결이 마무리 단계에서 조율 중이다.


정부와 WFP는 북한에 쌀을 실어나를 선박 수배와 수송경로, 제재 면제 논의 등 실무적 협의는 이미 병행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송 수단과 경로, 시기가 확정되면, 쌀 도정 작업 및 포장 등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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