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 詩]광화문 꽃집/박송이

꽃이 한창입니다


꽃이 총이 아닌 까닭에

우리는 얼마나 무사합니까


핀 자리와 진 자릴 노래하다


피는 꽃은 다시 피는 꽃이라고

봄이 가고 봄이 가고 봄이 가고 봄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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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얼마나 다행인가. 꽃이 총이었다면 혹은 지폐였다면 우리는 정녕 무사했을까? 꽃은 다만 꽃일 때 아름다운 것이다. 다만 꽃이었길래 지는 게 못내 아쉽고 그 자리를 자꾸 더듬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피길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사람 또한 그렇지 않겠는가. 사람이 사람일 때, 그래야 비로소 아름답고 그립고 기다려지는 것이다. 광화문에 이젠 그런 꽃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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