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원 印尼 고속도로 동서남북 연결…조코위 2기 '대역사'

재임 2024년까지 유료고속도로 연장…총 5400㎞ 연결돼, 원료 등 공급 원활
유통비용 절감·고용창출 활성화 기대
트랜스 수마트라, 총 2000㎞ 종단…트랜스 자바, 동서부 관통 1150㎞
말레이·인니·싱가포르 교량 연결도

[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지난달 말 재선이 확정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총 700억달러(약 80조9000억원)의 대규모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현재 인도네시아 전역의 유료고속도로 연장을 3배로 늘리는 야심찬 계획이다.


2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오는 10월 5년의 재임기간 시작을 앞두고 최근 국가 현대화 프로젝트에 41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이 중 60%를 교통 분야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 등에 따르면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2024년까지 인도네시아 전국의 고속도로망은 총 5400㎞로 현재의 3배 수준이 된다. 1만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가 수마트라ㆍ자바섬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이어져 식량ㆍ원료의 원활한 공급은 물론 유통비용 절감과 비즈니스ㆍ고용창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80조원 印尼 고속도로 동서남북 연결…조코위 2기 '대역사' 원본보기 아이콘


2014년 취임한 조코위 대통령은 첫 임기 5년 동안 인프라 확충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기간 인도네시아 정부는 총 3423㎞의 국도와 941㎞의 고속도로를 건설했고, 10개의 공항, 19개의 신항만과 도시전철(MRT), 경전철(LRT)도 대거 확충했다.


특히 재임 2기에 추진하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에는 수마트라섬의 양끝을 연결하는 '트랜스 수마트라 고속도로', 서부자바와 동부자바 간 1150㎞를 연결하는 '트랜스 자바 고속도로'가 포함돼있다. 또 인도네시아의 오랜 숙원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국가 간 육상 및 해상 교량 건설도 논의 중이다.


◇트랜스 수마트라 고속도로= 수마트라섬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반다 아체에서 남쪽 끝 람뿡을 종단으로 연결하는 총 2000㎞의 고속도로 프로젝트다. 조코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랜스 수마트라는 인도네시아의 첫 고속도로 사업으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시절 시작된 프로젝트다. 현재 전체 구간 중 5개 섹터 300㎞만 건설이 끝난 상태다.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하루에 수마트라섬을 종단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사업이 완료되면 섬 남단의 바카우헤니 항구와 연결돼 이 항구를 이용하는 65개 아시아ㆍ유럽 국가들의 육상 물류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트랜스 자바 고속도로= 인도네시아 최대 섬이자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의 동서부를 관통하는 총 연장 1150㎞의 고속도로 사업이다. 2021년 완공 목표다. 도로가 개통되면 섬 서쪽의 메락 지역과 동쪽 바뉴왕이까지 소요시간이 20시간에서 15시간으로 단축된다. 지난 4월까지 이미 964㎞가 완공돼 도로 주변 지역에 사람과 기업들이 몰리고 있기도 한 곳이다. 반튼 지방의 메렉 항구와 연결돼있다. 고속도로 사업과 맞물려 2021년 완공 예정인 자카르타~반둥 간 고속철도와 자카르타~수라바야 간 철도 역시 2020년에 착수된다.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연결 교량= 트랜스 자바, 트랜스 수마트라 고속도로와 함께 조코위 정부가 2번째 임기에 추진을 검토 중인 대형 프로젝트다. 말레이시아와 수마트라섬, 바바탐섬과 싱가포르를 잇는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수마트라섬과 말레이시아를 잇는 '말라카~두마이 다리'는 총연장 50㎞로, 성사될 경우 세계 최장 교량 프로젝트가 된다. 1996년 당시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무하마드 총리와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이 최초로 제안했던 사업이다. 2006년 중국의 수출입은행이 13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환경 파괴 우려로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바탐섬과 싱가포르를 연결하는 '싱가포르 해협 다리'는 양국 수교 50주년 당시 제안됐던 사안이다. 중국의 선전ㆍ홍콩 관계를 모델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간 시장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양국은 지난해 바탐에 100㏊ 규모의 '디지털파크'가 문을 연 것을 계기로 양국 외무부가 이곳에 3개의 디지털 협력 건물을 구축하고 2020년까지 1000여개의 스타트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바탐과 싱가포르는 배로 40분 정도 걸린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