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위원장 "정부가 민주노총 마녀사냥"…21일 구속 갈림길

"구속되더라도 7월 총파업투쟁 사수해달라"…구속여부 오후 늦게 결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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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최호경 수습기자] 국회 앞 폭력 집회를 계획·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법원에 출석해 "정부가 민주노총에 대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남부지법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10시30분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위원장은 심사 예정시간인 오전 10시30분보다 1시간 정도 미리 법원에 나와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 기능을 상실한 극우언론, 정당 기능을 상실한 극우정당이 벌이는 민주노총 마녀사냥에 정부가 나섰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마침내 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명백히 정부의 정책 의지다"면서 "노동존중과 저임금, 장시간 노동문제 해결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권이 무능과 무책임으로 정책 의지를 상실하고선 (민주노총을) 불러내 폭행하는 방식의 역대 정권 전통에 따랐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 개인이 아니라 100만 조합원, 나아가 2천500만 노동자의 대표라고 한다. 결코 위축되거나 피하지 않겠다"며 "민주노총의 투쟁이 얼마나 정당하고 당당했는지 혼신의 힘을 다해 옹호하고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가 구속되더라도 노동기본권 확대 투쟁, 국회 노동법 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원 쟁취 투쟁 등 정당한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 투쟁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법정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21일과 올해 3월27일, 4월2~3일 등 4차례에 걸쳐 국회 앞 민주노총 집회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현장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장비를 파손하고, 경찰 저지선을 넘어 국회 경내 진입을 시도한 바 있다.


앞서 1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위원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공용물건 손상·일반교통방해·공동건조물침입·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다음 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이달 7일 자진 출석한 김 위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총괄 책임은 위원장인 나에게 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사례는 권영길 위원장(1995년), 단병호 위원장(2001년), 이석행 위원장(2009년), 한상균 위원장(2015년) 등이 있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최호경 수습기자 ch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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