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숙박음식업' 성장률 마이너스…금융위기 이후 최저

최저임금 인상·경기부진까지 겹쳐 GDP 증감률 뒷걸음질

1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2.3%…2008년 4분기 이후 최저 기록

600조원 달하는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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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자영업자들이 몰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포화상태에 이른 자영업 시장에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부진까지 겹치며 벌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들의 부채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라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국내총생산의 뒷걸음질이 계속되면 대출 부실화 위험도 커지게 된다.

◆도소매 숙박음식업 10년만 최저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분기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국내총생산은 42조6368억원으로, 전분기(43조6454억원) 대비 2.3% 하락했다. 이는 2008년 4분기 5% 감소 이후 10년만에 가장 크게 떨어진 수치다. 도소매업은 2.6%, 숙박ㆍ음식업은 1.3% 각각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도소매업은 다른 업종보다 가격이 높은 자동차 판매가 떨어진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고, 숙박업은 대형 호텔을 빼곤 부진했다"며 "경기가 나빠지며 다른 도소매 업종이나 음식업까지 영향을 받아 전반적인 상황이 안 좋아 증감률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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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경우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약 35%가 밀집돼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도·소매는 22.4%, 음식점은 12.0%, 숙박업은 0.8%가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올해 1월 국내 자영업자를 약 547만명으로 추산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업종들의 GDP 증감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부채 상환에 대한 압박도 커지게 됐다"며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고 경기가 안 좋아진 것이 자영업 대출 부실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상환 위험도 커져


서 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국내 자영업자의 부채구조와 정책적 시사점'을 보면 지난해 말 국내 자영업자에 대한 총대출은 6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체(원리금 상환일 도래 후 30일 동안 상환하지 못한 경우) 발생 자영업자 수 비중이 지난해 말(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2017년 12월 2.2%에서 지난해 6월에 13.9%까지 늘어났다.


특히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개인기업 5년 생존율(2017년 기준)이 각각 24.6%와 18.8%로, 평균(27.9%) 이하일 정도로 열악한 점을 감안하면, 이 업종들의 대출 상환 위험도가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 보고서는 "6개월 동안 한번이라도 연체를 경험해본 '불량 발생' 자영업자수도 숙박음식점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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