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총장 "교착상태 북핵 협상 빨리 재개해야"

유엔을 방문 중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사진 맨 왼쪽). 사진제공=대한민국 주유엔대표부.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이 가능한 빨라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 국제 원로그룹 '디 엘더스(The Elders)' 자격으로 참석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안타깝게도 북미 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북핵 협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노력에 지지 의사를 표시하면서 안보리 대북 제재 유지 및 회원국들의 준수를 촉구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주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실제 식량 부족량이 150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지난 20여년간 만성적인 식량부족을 겪어온 것을 감안할 때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으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핵 문제와 기후변화 문제는 지구에서의 삶에 가장 심각한 실존적 위험 가운데 하나라면서 국제사회는 이란 핵 프로그램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확보라는 두 가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 탈퇴와 관련, 중동의 지역 안정을 약화할 뿐 아니라 북핵 관련 협상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면서 "심각히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밖에 안보리의 적극적이고 단합된 역할을 당부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팽배하고 있는 포퓰리즘, 고립주의에 맞서 강력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