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도움으로 성희롱범 검거…출동 경찰관 수갑 못 챙겨 놓칠 뻔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전남 나주서 성희롱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이 사실관계를 묻다가 갑자기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경찰관 2명은 시민 도움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를 제압했으나 수갑을 챙기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전남지방경찰청과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께 전남 나주시 영산포 터미널 인근에서 40대 남성이 심한 욕설과 함께 성희롱한다는 10대 여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산포 파출소 소속 A 경위와 B 경위는 3분 후 현장에 도착했으며 여성이 지목한 C(49) 씨에게 사실관계를 물었다.


이때 갑자기 C씨가 발차기로 A 경위의 가슴 부위를 폭행해 A 경위는 가슴을 맞고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시민과 택시기사들은 119에 신고하고 B 경위를 도와 함께 C 씨를 제압했다. 그러나 B 경위는 수갑을 챙겨오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무전으로 지원 요청을 했다.


결국 또 다른 경찰관 2명이 현장에 출동해 신고 8분 만에 가해자를 체포했다.


경찰관 현장 출동 기본 규정에는 수갑과 테이저건 등 장구를 휴대해야 함에도 규정을 지키지 않아 시민들의 도움으로 잡은 현행범을 놓칠 뻔한 것이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C 씨가 조현병 치료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입원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C 씨에게 폭행당한 A 경위는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이송돼 2주 진단을 받았으나 그날 바로 퇴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폭행당해 쓰러진 A 경위만 수갑을 휴대하고 B 경위는 챙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근무 교대시간에 미성년자 성희롱 신고를 받고 급하게 출동하다가 장구를 못 챙긴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호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 ks7666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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