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대장' 트럼프"…美·멕시코 협상 '재탕' 논란 무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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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ㆍ멕시코간 불법이민 관련 협상 타결을 놓고 뒷말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미 언론이 이미 몇 달 전에 합의했던 일을 재탕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해당 언론을 "국민의 적"이라고 공격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망해가고 있는 뉴욕타임스(NYT)가 또 다른 거짓 보도를 했다"면서 "합의 발표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특별한 사항들이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별도의 합의 내용은 멕시코의 대규모 미국산 농산물 구입 약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3명의 멕시코 당국자들은 블룸버그통신에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3일간 협상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ㆍ멕시코 간 (불법 이민 감축을 위한) 중대한 협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수십 년 동안 없었던 일"이라며 "우리는 언제든지 관세 부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나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NYT와 미 CNN방송을 향해 "나라가 망하는 걸 보려고 무슨 일이든 하려는 그들은 정말로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앞서 NYT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일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합의 내용이 몇 달 전에 이미 멕시코가 제안했던 내용들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반박이다. NYT는 협상의 핵심 사항인 멕시코의 남쪽 국경 전역 국가방위군 배치 약속에 "이미 지난 3월 당시 키어스천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올가 산체스 멕시코 내무부 장관 사이에 합의됐던 것"이라고 보도했다. 난민 신청자들의 멕시코 잔류 확대 프로그램도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이전에 열린 미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닐슨 장관이 양국 간 외교적 협상 내용을 소개하면서 밝혔던 내용이다.


NYT는 그러면서 "(이번 미ㆍ멕시코 간 합의는) 당시 약속했던 사항들을 더 빨리 이행하도록 촉구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협상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만약 불법 이민자들의 숫자가 빨리 감소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로 다시 협상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관세 부과 위협은 사라진 게 아니라 중단됐을 뿐"이라고 전했다.

NYT는 또 별도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벼랑 끝 협상가' 스타일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위협대장(threatener-in-chief)'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협상, 셧다운(Shut Downㆍ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미ㆍ중 무역협상 등에서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 낸 후 상대방을 위협해 극한 상황까지 밀어붙이지만 결국은 별다른 성과없이 협상을 끝내고 나선 마치 대단한 협상을 이룬 것인냥 선전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ㆍ멕시코 당국은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 외에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 감축을 위해 인신매매 조직 및 불법적 금융ㆍ수송 네트워크 와해를 위한 중대한 조치, 정보 공유 및 협력 강화, 효과 미흡 시 90일간 추가 논의 진행 등에 합의했다. 이에 미국은 당초 10일부터 시행하려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5% 관세 부과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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