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도 없었다" 헝가리 유람선, 안전불감증 의혹도 나와

이전 여행객들 증언 "구명조끼 없어 항의하니 '여기는 원래 이랬다' 답변"
대부분 패키지 투어에 다뉴브강 유람 포함…심각한 안전불감증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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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전복 사고 당시 탑승객들에게 구명조끼조차 지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10시께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을 운항하던 '하블라니'(헝가리어로 '인어') 유람선이 헝가리 의회 근처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전복됐다.

이 유람선에는 참좋은여행' 패키지 투어를 하던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고 우리 외교부와 헝가리 국영방송이 전했다.


침몰한 하블라니 유람선은 길이 27m의 이중갑판 선박으로 최대 60명을 태울 수 있으며, 관광유람용으로는 45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람선 탑승 한국인들은 이 여행사가 내놓은 '발칸+여유있는 동유럽 6개국 12/13일' 패키지 상품을 통해 부다페스트를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당 여행 패키지 투어 상품에는 대체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야간 유람 코스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금색 불을 켠 왕국과 국회 등의 전경을 감상하는 다뉴브강 야간 유람선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이번 사고도 해당 코스 와중에 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0척에 가까운 유람선들이 한강 폭의 3분의 1에 불과한 다뉴브강을 수시로 드나드는 탓에 사고 위험성도 높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상에서는 “유람선을 탈 때 구명조끼가 지급되지 않았었다”는 해당 패키지 투어를 다녀온 누리꾼들의 증언까지 나왔다. 이들은 “수십명이 타는 유람선에서 구명조끼를 주지 않아 문의했더니 ‘여기는 원래 이렇다’라는 가이드 답변을 받았었다”면서 “배에서 내리면서 구명조끼의 필요성을 지적했었는데 바뀐 게 없는 모양”이라고 했다.


한편, 사고 현장에는 소방선과 응급차 등 수십대가 출동해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폭우로 물살이 빨라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다뉴브강의 수온은 10∼12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부다페스트 지역엔 번개가 치고 폭우가 내리는 등 기상 여건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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