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반도체 시황둔화가 국내 항공화물 운송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미ㆍ중 무역 분쟁 등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국내 항공화물 운송사업이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1분기 항공화물 운송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한 18억2100만 FTK(화물톤킬로미터ㆍ화물중량×운항거리)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6% 하락한 10억2700만 FTK로 쪼그라들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감소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화물 매출은 각각 7.5%와 8.7% 감소한 6446억원과 2991억원에 그쳤다.
이같은 항공화물 부문의 축소는 여객부문의 성장세와 대비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1분기 여객부문 실적은 '공급과잉' 우려에도 각기 1.8%, 11.5% 늘어난 197억800만 RPK(유상여객킬로미터ㆍ구간별 유상여객×구간거리), 128억5400만 RPK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항공화물 부문 부진의 원인으로 반도체 수출 감소와 미ㆍ중 무역분쟁 그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를 지목한다.
실제 올 1분기 전국 공항에서 집계한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든 393억달러(한화 46조7000억원)에 불과했다. 주요 국가별로는 중국이 29.2%로 가장 크게 감소했고, 그 다음은 홍콩(28.2%), 대만(10.5%), 일본(12.6%) 등의 순으로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IT수출기업의 물량 감소 영향으로 매출 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1분기 전국 6개 공항을 통해 수출된 반도체 중량 및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1%, 21.7% 줄어든 4905t, 228억 달러(한화 약 27조원)에 그쳤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반도체 시황도 좋지 않은 만큼 물량 축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글로벌 경기사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저중량ㆍ고부가가치 화물 유치에 항공사들이 영업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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