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기자회견실 운영 기준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기자회견실 사용 기준을 강화하고 시민 60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어야 공론화위원회 의제로 선정하는 방침을 세우자 지역의 시민·주민단체들이 불통행정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인천시정의 슬로건이 무색하게 인천시가 시민의 언로를 차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인천경실련·인천YMCA·인천경제자유구역총연합회 등 8개 시민·주민단체는 1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남춘 시장은 불통행정을 개선하고, 공약이행 로드맵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인천시청 기자회견실 사용 제한과 관련해 "인천시가 기자회견실을 시, 출자·출연기관의 정책·사업설명회, 현안 브리핑, 입장발표 때만 사용하며 그 외 개인 또는 단체의 사용·발표를 제한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시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시대 역행적인 발상이며, 불통행정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시는 각종 정당·정치인의 발표, 공직선거 입후보자 등의 발표, 각종 단체·기업·개인 등이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기자회견실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새 운영 지침을 마련,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단체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문제, 제3연륙교 조기 개통, 송도워터프런트 개발 등 선거 당시 공약의 번복·파기에 따른 주민 집단 민원이 산재한 상황에서 박 시장과 인천시는 해법을 못 찾고 오히려 민민 갈등만 일으킨다는 비판에 직면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주민들은 이런 억울한 사정을 시민에 알리고, 행정에 경종을 울리고자 기자회견실을 찾는다. 정론직필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기자들의 판단에 호소하는 길 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찾는 것"이라며 "하지만 시는 기존의 구습을 들이대며 언로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시 공론화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인천시]
아울러 이들 단체는 민선 7기 출범 후 도입된 '공론화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달 본격 운영에 들어간 인천시 공론화위원회는 정책현안에서 발생하는 공공갈등 사안에 대한 공론화 여부를 결정하고, 의결된 공론화 의제에 부합하는 공론화추진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공공갈등 조정 전문가·대학교수·시민단체·시의원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공론화위원회 심의 대상은 시 홈페이지 시민청원을 통해 30일간 6,000명 이상의 시민이 공감한 사항, 지방자치법에 따른 시민의 청원을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항, 시장이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사항으로 정해져 있다.
이와 관련 시민·주민단체는 "이제 6000명 이상의 주민이 청원해야 악성민원을 풀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주민에게 '다가가는' 행정이 아닌 주민에게 '바리케이드를 넘어서 오라는' 권위적이고 패쇄적인 적폐 행정일 뿐"이라며 "시민과 행정 간의 간극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창 민원이 쇄도하는 시기에 불통행정을 연상시키는 제도를 연이어 도입하다 보니 박 시장과 주민 사이엔 보이지 않는 장벽만 끊임없이 쌓여가고 있다"며 "해묵은 현안과 선거당시 공약을 해결하려면 박 시장과 인천시가 현장 주민들과 직접 소통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시청 기자회견장 사용 제한과 시민청원 및 공론화위원회 운영 방침을 전면 제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박 시장의 일방적인 공약 파기와 번복 행정을 견제하기 위해 힘을 모으겠다며 박 시장에게 구체적인 공약 이행 로드맵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기자회견실의 운영기준은 2012년부터 있었고, 애초 시정 브리핑을 위한 공간이라 사용을 제한하는 게 원칙"이라며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 대다수가 외부인의 기자회견실 사용을 원천 금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인천시는 상당히 개방적으로 기자회견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공론화위원회 심의 대상 기준은 처음 1만명에서 6000명으로 낮춘 것"이라며 "온라인 접근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시민청원으로도 요구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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