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해결' 총대 멘 반기문…가시적 성과낼까(종합)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학계·산업·종교까지 아우르는 범국가 공론화 기구
정당 추천 인사 5명 불참…2022년까지 배출량 35.8% 감축 목표 기여해야
시민 일상불편, 산업계 손실 불가피…5년내 성과 못 이루면 '옥상옥 비판' 우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이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이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9일 닻을 올렸다.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남은 여생을 미세먼지 문제를 위해 헌신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에는 관계부처 장차관들과 민간, 산업계, 학계 인사가 총출동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룡기구'의 탄생이 미세먼지 해결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 배출량을 2022년까지 2014년 대비 35.8% 줄인다는 정부 목표 달성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지도 미지수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성공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인데 정부와 정치권, 산업계와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미세먼지 해법에 한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추천 인사 5명 불참…潘 "2차회의 땐 오시길"= 실제로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 겸 1차 회의는 정당 추천 인사 5명이 참석하지 않은 채 치러졌다. 국회가 여야 대치 상태로 시끄러운 탓에 추천 인사를 아직 위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회의장실에 추천 공문을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기문 위원장은 "5대 정당 대표가 참석하게 돼있었는데 최근에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서 인선이 어려운 것 같다"며 "국회의장이 빠른 시일 내에 지명해서 2차회의부터는 정당 대표들도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정부 정책에 반영돼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여야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120여명의 민ㆍ관ㆍ학계 인사들이 모였다. 하나의 환경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이처럼 대대적인 기구가 발족한 건 이례적이다. 본회의 위원만 43명에 달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들과 박원순 서울시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자체와 산업계 인사도 위원으로 선임됐다. 여기에 시민단체와 환경전문가, 종교계부터 초등학교 교장, 야외 근로자까지 모아놨다. 본위원회 아래에는 국내외 석학급으로 구성된 자문단과 5개 전문위원회도 운영된다. 이처럼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종합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024년까지 운영되는 한시적 기구다. 일부에서는 5년 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옥상옥' 비판을 면키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에서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식에서 위원장을 맡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국민 참여·산업계 책임 강화…潘 "비판 감수할 것"= 앞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국민은 일상생활의 불편을 다소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국민행동지침, 행동주간 등을 정해 범국가적 행동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계속되면 전국적으로 자발적 차량 2부제 실시를 검토 중이다.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산업계의 사회적 책임도 강화된다.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분야는 제철 등 금속산업, 화력발전, 선박·건설기계, 화력발전 등으로 알려졌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 다배출 사업장의 자발적 저감 참여을 유도할 계획이다. 사업장마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투자와 비용 부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듯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게 될 수도 있고 적지 않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수반될 수도 있다"며 "합의에 이르려면 갈등이 일시적으로 더욱 드러날 수밖에 없지만 이익집단 간의 비타협적 대결이나 정치권의 정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면 '조금 과하다'고 할 정도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에 따른 비판은 내가 모두 감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올해 겨울철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단기적 정책 중심으로 추진하고, 내년에는 중장기 방안을 모색한다. 향후 중국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문제를 겪고 있는 동북아 국가들과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9월 국제포럼을 여는 등 동북아 국가 간 양자ㆍ다자협력을 도모하고, 미세먼지 협약 체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다만 반 위원장은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위해선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선 국민적인 이해와 참여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동참이 절실하다"며 "정치권 역시 정파와 이념을 떠나 미세먼지 해결에 합을 이룰 수 있도록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신 읽은 축사에서 "국민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성과를 반드시 내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주실 것을 믿는다"며 "나아가 이웃 국가와의 협력과 공조를 통한 기후환경문제 해결의 모범사례로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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