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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전진영 수습기자] 선거법ㆍ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국회 냉전이 닷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9일 2차 고발에 나선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보좌진과 당직자를 오늘 중 2차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내 이름으로 한국당 사람들을 고발조치하겠다"며 추가 고발을 예고하고 있다.
육탄전을 방불케 한 여야의 격렬한 몸싸움에 주말 비상대기가 반복되며 현장에 불려나온 보좌진들도 함께 지쳐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여야가 무더기 고발에 나서면서 '의원 싸움에 보좌진만 피해를 입는다'는 원성도 커지고 있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25~26일,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 보좌진들까지 총동원령을 내렸다. 먼저 실행한 것은 한국당이다. 한국당은 24일부터 패스트트랙 처리가 이뤄질 법한 회의실을 나눠 점령했다. 의원 '그림자'인 보좌진들도 예외없이 불려갔다.
의안과 앞 전투, 이후 회의실 앞 물리적 충돌 등 농성장 마다 젊은 보좌진과 여성 보좌진들은 전진 배치돼 패스트트랙을 처리하려는 여야 4당 의원들을 몸으로 막았다. 언제, 어디서 법안 처리가 이뤄질지 알 수 없었기에 보좌진들은 국회 의원회관 혹은 본관 한켠에서 쪽잠을 자고 다시 현장으로 나오기 부지기수였다. 한 20대 보좌진은 "회관에서 1시간 눈만 붙이고 나왔다"며 "없던 야성도 생길 판"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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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여야가 양보 없는 고소ㆍ고발전(戰)에 열을 올리면서 보좌진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한국당의 한 보좌진은 "고발 당해 형을 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며 "처리를 하든 빨리 이 상황이 종료됐으면 한다. 기자분들이 중재 좀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원이 고발 당해도 뒤치다꺼리는 보좌진의 몫이다. 한 보좌진은 "사진, 영상 하나하나 수집해 증거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일만 하나 더 늘었다"고 토로했다.
보좌진 익명 게시판인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는 불만을 터트리는 글로 도배가 됐다.
한 보좌진은 "영감님들 싸움에 보좌진 등만 터지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몸싸움, 고성, 욕설의 선두에 우리 보좌진들이 있는 것인데 나중에 '몸빵'한 우리들만 수사받고 빨간 줄 생기는 건 아닌지 가족들이 매일 걱정한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보좌진도 "3일 만에 집에 와서 자고 일어나니 정말 쓸데 없는 일을 했다는 생각", "당을 떠나 보좌진협의회에서 동원령을 내리지 말라", "무조건 모이라는 문자, 혹여 법적 문제되면 날 어떻게 보호해줄건가"라고 성토했다.
이런 와중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원 고발돼도 투쟁하겠다"며 상황을 더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다. 투쟁 선두에 서있는 일부 의원들도 "보좌진들 잡혀갈까봐 겁이 나느냐, 우리가 다 책임지겠다"며 암묵적인 동조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오늘 오신 원외당협위원장은 나중에 다 공천받을 것"이라고 공수표를 날리면서까지 동참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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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직원들도 애가 타긴 마찬가지다. 25~26일 격렬 대치에 의안과 직원들은 한동안 업무마비 상태를 겪어야 했다. 언제 또 이런 일이 반복될 지 알 수 없다. 권영진 의사국장은 통화에서 "여야가 회의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는 일은 많았어도 행정절차로 대립하고 행정업무를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당히 심각한 사태"라고 호소했다. 한공식 국회 입법차장도 CBS 라디오를 통해 "이번 일과 관련해 직원 대부분이 적잖이 놀랐고 당혹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무실을 점거 당한다든지 하는 것은 여태까지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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