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설립된 지 158년 된 미국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2008년 9월15일(미국시간) 파산했다. 지난 16일 출간된 '파이어파이팅(Firefighting)'은 당시를 '인페르노(Inferno)'로 규정한다. 걷잡을 수 없이 불길이 번진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헨리 폴슨 전 미 재무부 장관과 그의 후임자 티머시 가이트너(2008년 당시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함께 썼다. 2008년 금융 위기를 진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했던 셋이 함께 책을 냈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다.
셋은 금융 위기의 과정을 구체적인 날짜로 구분한다. 2007년 8월~2008년 3월 발화, 2008년 3월~9월 불길이 번짐, 2008년 9~10월 인페르노, 2008년 10월 이후 진화로 구분한다. 이 구분 자체가 위기의 전조는 이미 오래전에 있었지만 큰 위기로 번진 다음에야 뒤늦게 대응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신중한 경제학자들은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 혁신이 대공황과 같은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부분 금융 혁신 상품이 안전할 것이라고 맹목적으로 믿었다. 심지어 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학자들도 그 심각함의 정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금융 혁신의 실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었다. 금융 혁신 상품은 대부분 규제되지 않았고 안전망도 부족했다."
이들은 마지막 장에서 금융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은행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금융 개혁이 이뤄져 위험이 줄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셋은 더 많은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기준금리는 낮고 미국의 부채는 많아 Fed가 금융 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2008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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