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학의 사건 핵심' 윤중천 재소환…광범위 조사 예상

영장 기각된 개인비리·성범죄·뇌물 등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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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을 둘러싼 '성범죄·뇌물' 의혹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이틀 만에 검찰에 다시 출석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25일 오전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수사단은 법원에서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기·알선수재·공갈 등 윤씨의 개인 비리 혐의를 보강조사하는 한편 최근 압수수색 등으로 새로 확보한 증거들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의 성범죄·뇌물수수 의혹까지 캐물을 계획이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서울동부지검에 도착한 윤씨는 취재진에게 "이번 수사에 최대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다.


수사단은 윤씨 조카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의 성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사진을 확보했다. 2006∼2008년 두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A씨는 최근 검찰에 나가 사진 속 여성이 자신이며 남성 2명은 김 전 차관과 윤씨라고 진술한 바 있다.

김 전 차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이른바 '별장 성접대 동영상'의 시기를 특정할 수 있는 촬영본도 새로 확보된 상태다. 수사단은 디지털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 사진과 동영상이 촬영된 시기를 2007년 11월께로 특정하고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행적을 추적하는 한편 윤씨 등을 조사해 당시 구체적 정황을 재구성할 방침이다.


다만 김 전 차관의 혐의 입증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과 동영상으로는 성폭행 혐의의 구성 조건인 강압이나 폭행을 입증하기 어렵고, 과거 두 차례 수사에서 A씨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결론 난 바 있다. 이에 따라 수사단이 A씨 윤씨를 비롯한 주변인물들의 추가 진술 확보가 혐의 입증에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특수강간죄의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 2007년 12월21일 이전에 촬영된 증거들이어서 공소시효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윤씨의 과거 검찰 수사, 조사단 조사 진술 기록 등에 매달리지 않고 원점부터 다시 들여다 볼 방침이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권고했다. 윤씨는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에 "2008년까지 용돈으로 100만원씩 수십 번 줬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씨가 조서 형식에는 협조하지 않아 관련 조서는 작성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조사단은 윤씨가 2012년 김 전 차관이 근무하던 광주고검 사무실에 전화를 건 정황을 근거로 그즈음까지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객관적인 증거가 없이 수사단으로 넘겨진 만큼 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수사단은 2013년 첫 수사 당시 확보된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윤씨가 광주고검장 부속실을 통해 연결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통화 지속시간과 이 과정을 목격했다는 윤씨의 전 내연녀 권모씨 진술 등을 종합하면 김 전 차관과 실제로 전화 연결이 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윤씨는 구속영장 기각된 후 첫 조사인 이달 23일 오전 10시께 '변호사가 입회하지 않아 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소환 2시간여만인 오후 12시10분께 귀가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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