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스티글리츠, "무역이 美에게 불리? 웃기는 소리"

도널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비판
"미국은 개발도상국 압박해 세계화 혜택 누렸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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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양극화와 불평등에 대한 연구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현재 무역구조는 미국에게 불평등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미국은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었다는 게 스티글리츠의 생각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21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둔 스티글리츠의 신간 '사람, 권력 그리고 이윤(People, Power, and Profits)'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해 보도했다.

스티글리츠는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협상가들이 다른 나라의 똑똑한 협상가들에게 속았고, 미국의 일자리를 없애는 나쁜 무역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하지만 그 주장은 사실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그는 "20세기 후반 무역 협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얻었다"며 "우리는 개도국과 달리 지식재산권(IP)을 보호했고, 개도국들이 금융회사를 개방해 고위험 파생상품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화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난센스라고 말한다"며 미국은 세계화의 혜택을 지금까지 누렸고,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오히려 미국이 지금까지 무역으로 얻었던 것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설명했다.


스티글리츠는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의 시각에서 봤을 때, 세계 무역은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을 희생시켰고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도 전했다. 무역협정이 다른 국가들에게 불공평했지, 미국이나 유럽에 불공평한 협정은 절대 아니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산업 노동자들이 저임금 위기에 몰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일부 사실이지만, 이는 기업들의 이윤을 늘리기 위해 미국 정부가 초래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 노동자들이 세계화로 인해 임금이 낮아지는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미국 기업들의 탐욕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며 "승자(기업)들이 개도국과 근로자를 희생시키면서 얻은 이익을 나누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스티글리츠는 "미국에 맞서 중국과 유럽이 힘을 합친다면 미국의 힘은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좀 더 공정한 국제 규칙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평등의 대가'인 스티글리츠는 저서에서 미국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성장은 빠르지 않지만, 미국의 불평등은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라는 국가 자체는 유럽의 어느 국가보다 부유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유럽인들이 높은 생활수준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민주당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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