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사당’ 설치, 공무원 85% 긍정…출장 피로감·업무 비효율 탓?

세종시가 진행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대상 행정수도 관련 인식조사'에서 공무원이 응답한 월평균 출장현황 그래프.  세종시 제공

세종시가 진행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 대상 행정수도 관련 인식조사'에서 공무원이 응답한 월평균 출장현황 그래프. 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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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세종) 정일웅 기자] 세종시 소재 정부부처 공무원 10명 중 8.5명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긍정한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이들 공무원 대부분은 잦은 출장에 따른 피로감과 업무의 비효율을 호소, 세종의사당 설치 필요성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세종시는 최근 여론조사 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세종시 소재 중앙부처 공무원 대상 행정수도 관련 인식조사’를 의뢰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선 ‘세종의사당의 설치 필요 정도’를 묻는 조사항목에서 공무원들은 ▲매우필요하다 55.1% ▲어느 정도 필요하다 30.8% ▲별로 필요하지 않다 9.1% ▲전혀 필요하지 않다 5.1% 등의 응답 비율을 내놨다. 세종의사당의 설치 필요성을 느끼는 응답자가 전체의 85.9%를 차지한 셈이다.


또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 기관별 이전 대상기관 선정에선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지원기관(국회사무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 모두가 이전돼야 한다는 응답비율이 75.3%로 가장 높았다. 국회에서 이뤄지는 실질적인 업무 대부분이 세종의사당에서 진행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큰 것이다.


이어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이전 8.2%, ‘상임위원회와 지원기관’ 이전 7.4%, ‘상임위원회’ 이전 6.0% 등이 뒤를 이었다.

인식조사에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잦은 출장 일정의 상당수가 국회 관련 업무에 집중돼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세종시 제공

인식조사에서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잦은 출장 일정의 상당수가 국회 관련 업무에 집중돼 있다는 응답을 내놨다. 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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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조사에 참여한 공무원 상당수가 세종의사당 설치에 긍정적이고 국회의 본질적 업무가 세종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이면에는 공무원의 잦은 서울 국회 출장과 이로 인한 업무상 비효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례로 응답자의 월평균 출장 횟수는 ▲1~회 465건(43.6%) ▲3~4회 245건(23.0%) ▲거의 없음 161회(15.1%) ▲5~6회 82건(7.7%) ▲7~8회 59건(5.5%) ▲9~10회 19건(1.8%) ▲11회 이상 35건(3.3%) 등으로 집계된다.


또 출장의 주된 목적으로는 국회 관련 업무가 전체의 36.4%로 비율이 가장 높고 현장 확인·점검 18.2%, 민간업계·전문가 면담 16.2%, 산하기관 관련 업무 11.5%, 세미나·워크숍 참가 5.6%, 타 부처 업무협의 4.8%, 장차관 및 실국장 등 간부보고 3.0%, 청와대 관련 업무 1.5% 등이 뒤를 이었다. 출장 빈도가 높은 국회 일정이 공무원의 업무 공백과 피로감을 높인다는 분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인식조사에선 공무원 본인 뿐 아니라 상사의 잦은 출장으로 업무상 공백이 생긴다는 의견도 많았다.


가령 상사의 출장 횟수를 묻는 조사항목에서 응답자들은 ▲월 3~4회에 22.4% ▲월 5~6회에 18.4% ▲월 1~2회 16.9% ▲월 7~8회 14.4% ▲월 11회 이상 12.6% ▲월 9~10회 11.0% ▲거의 없음 4.2% 등의 응답비율을 내놨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상사의 출장(공석)으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검토, 결제 등 업무지연을 꼽았다. 세종시 제공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상사의 출장(공석)으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검토, 결제 등 업무지연을 꼽았다. 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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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출장으로 인한 상사의 공석으로 인한 가장 문제점으로는 검토·결제 등 업무지연(59.9%)을 꼽았으며 직원 역량강화 및 소통부족(2.9%), 근무분위기 이완(2.1%) 등의 문제도 지적했다. 상사의 공석이 특별히 문제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공무원은 전체의 35.0%였다.


한편 인식조사는 세종시 소재 21개 정부부처 중앙공무원에 구조화 된 설문지를 이메일로 발송한 후 유효표본(1066명)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직급별 유효표본(응답자)에는 5급 이하 974명과 4급 이상 92명이 포함됐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인식조사 결과는 공무원의 잦은 서울(국회 등) 출장으로 인한 행정의 비효율이 매우 심각한 점을 대변한다”며 “이를 통해 시는 세종의사당 등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세종=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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