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폭력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이 당시 '박근혜 청와대'의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건 당시 관련자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등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의 직권남용 혐의 입증에 다각도로 힘을 쏟는 모양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김학의 수사단)은 최근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신분을 '피수사권고대상자'에서 피의자로 전환하고 정식 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수석에 대한 소환조사도 곧 있을 예정이다. 수사단은 2013년 김학의 사건 첫 수사 광 전 수석과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이중희 변호사가 경찰의 내사를 방해하고 수사팀에 외압을 넣은 정황을 다수 확보했다.
수사단은 지난 주말 김 전 차관에 대한 의혹이 처음 불거진 2013년 3월 수사에 나섰다가 좌천 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경무관)을 소환해 당시 정황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내용이 담긴 업무수첩과 메모도 제출받았다. 검찰은 이 전 경무관이 보직 발령 4개월 만에 수사팀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배경에 청와대의 수사지휘라인 부당 인사조치 지시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외압과 더불어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와 성폭력 혐의도 하나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날 김 전 차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A씨가 자진 출석해 당시 피해사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진술과 자료를 제출했다. A씨는 문제가 된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또 전날에는 이 사건 핵심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MBC와의 인터뷰에서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과) 비슷하다"며 사실상 김 전 차관임을 인정하는 발언도 내놨다. 수사단은 성접대 장소로 지목된 강원 원주 별장 관리인과 별장 근무자는 물론이고 윤씨의 동업자와 친인척도 불러 다방면으로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도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는 모양새다. 윤씨의 자금 흐름을 면밀하게 추적해온 수사단은 최근 금품과 관련한 비리 혐의를 일부 포착했고 이 혐의와 관련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건넨 뇌물액수가 3000만원 이상일 경우 공소시효가 10년이어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과거사진상조사단 조사에서 김 전 차관에게 수천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윤씨가 수사에 얼마나 협조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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