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美군사장비 구매 결정"…트럼프의 '세일즈'

한미정상회담서 "韓, 군사장비 미국서 많이 구매"

트럼프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장비를 만드는 나라"

추가 무기수출 염두에 둔 듯…韓 10조 지출 가능성

F-35A, 해상작전헬기, SM-3 미사일 등 거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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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여러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무기 수입 절차를 '문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표현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세일즈성 발언'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특히 군사 장비 등을 미국에서 많이 구매하고 있다"며 "거기에는 제트 전투기라든지 미사일, 그 외에 여러 가지 장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장비를 만드는 나라"라며 "큰 구매를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확정된 무기 구매 사업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추가 구매 건은 아니다"고 말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우리 정부의 이전 구매에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추가로 무기를 구매해 달라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많이 구매할 거라고 언급했다. 군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임기 내에 한국이 최소 10조원 이상의 무기를 더 미국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우선 최근 도입된 우리 공군의 첫 스텔스 전투기 F-35A의 20대 추가 구매가 거론된다. 정부는 현재 7조4000억원을 들여 2021년까지 F-35A 40대 도입을 확정했다. 주변국들의 스텔스기 보유 현황과 우리 공군의 전투기 노후화 등을 고려하면 스텔스기를 60대까지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수의계약 방식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된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에서도 미국 록히드마틴의 MH-60R '시호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가격 문제 탓에 유럽제 레오나르도 AW-159 '와일드캣' 구매에 무게를 뒀지만 미측에서 가격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 외에도 미국의 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즈'(J-STARS)와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SM-3 함대공 미사일도 구매 가능성이 큰 품목이다. 특히 조인트 스타즈의 경우 한미 군 당국 모두 강하게 구매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발에 250억원에 달하는 SM-3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를 중간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


한편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미국은 2008~2017년 한국에 67억3100만 달러(7조6000억여원) 어치의 무기를 판매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무기 판매액이다. 현 정부에서는 지난해 1조9000억원을 들여 차기 해상초계기로 미국 보잉의 포세이돈(P-8A) 6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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