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지금 미세먼지와 전쟁중

치앙마이 한 때 WHO 기준 20배 넘어
호텔 예약률 지난해 대비 60% 그쳐

태국은 지금 미세먼지와 전쟁중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태국 북부지역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최악의 미세먼지 장기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세먼지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호텔 예약은 급감했다.


8일 방콕포스트가 태국 국가보건의료안전청(NHSO)을 인용해 보도한 데 따르면 태국 북부지역에서 올해 1월 이후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약 8600명에 달했다. 올해 초부터 심각해진 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2월께부터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를 훌쩍 넘겼다.

최근 치앙마이 지역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492.57㎍/㎥를 기록했다. 태국 정부가 정한 기준보다 10배, WHO 기준보다는 20배나 높은 수준이다.


초미세먼지 농도 단계가 '좋음(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으로 구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조금 개선됐지만 여전히 100㎍/㎥를 넘는 수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속되고 있다.


태국 북부에서는 농사철을 앞두고 농경지와 산지를 불태우는 관행 때문에 보통 이 시기에 대기 오염이 급증한다. 태국 정부는 국경이 맞닿아있는 미얀마 지역에서 산지를 불태우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산업화 역시 원인으로 꼽는다. 도로가 만들어지고 자동차 숫자가 늘어나면서 먼지도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이 지역의 관광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한 달 살기' 여행으로 주목받던 치앙마이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태국호텔협회가 1만개 이상 방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들의 예약률을 조사한 결과, 치앙마이 등 태국 북부지역의 4월 중순 호텔 예약은 지난해 대비 60%로 급락했다. 치앙마이에서도 농경지들과 가까운 호텔들의 경우 예약률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급감한 곳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호텔 관계자들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호텔 옥상에 물을 뿌리며 최대한 미세먼지를 없애고자 노력 중이며 큰 비가 내리기만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때문에 민심이 들끓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은 지방자치단체에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지난주 북부 지역을 직접 찾기도 했다. 짠오차 총리는 "일주일 이내에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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