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인파' 벚꽃축제 개막…여의도 주민들은 "전쟁 시작"

행락객 쓰레기 무단투기 "쓰레기길 만들어져"
시간을 가리지 않는 음주가무·노상방뇨 성행
"음주 청정 지역 만들자" 목소리도

8일 버려진 전단지와 담배꽁초가 널려있는 여의도 한강 공원. / 윤신원 기자 i_dentity@

8일 버려진 전단지와 담배꽁초가 널려있는 여의도 한강 공원. / 윤신원 기자 i_dentity@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지난 5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의도 벚꽃축제. 하루 평균 100만 명의 인파가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몰려들지만 길가에는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인해 ‘쓰레기길’이 만들어졌다. 각종 쓰레기와 음식물, 담배꽁초, 심지어는 깨진 병도 길가에 방치돼 시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었다.


8일 오후 벚꽃축제 이틀째를 맞이한 여의도 벚꽃축제 현장은 평일임에도 꽃구경을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런데 윤중로부터 여의나루역 부근까지 한강을 둘러싼 여의도 일대 벚꽃길은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쓰레기통을 대신할 쓰레기 자루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무용지물인 듯 주변에는 시민들의 흔적이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노점상 주변에는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곳곳에 나뒹굴었고, 벚나무 아래에는 흡연자들이 버린 담배꽁초들이 널려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큰 쓰레기봉투조차 아무렇지 않게 길가에 버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주인 없는 쓰레기가 많아지며 죄책감도 잊은 듯했다.

8일 곳곳에 쓰레기자루가 설치돼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 윤신원 기자 i_dentity@

8일 곳곳에 쓰레기자루가 설치돼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 윤신원 기자 i_dentity@


강 주변 공원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거대한 술집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곳곳에서 술 마시는 무리를 흔히 볼 수 있었는데, 그 자리에 허물을 벗듯 쓰레기 더미를 남기고 간 취객들도 상당했다. 깨진 술병들과 그 잔해들이 잔디에 파묻혀 있어 시민들의 안전이 우려될 정도였다.


음주는 또 다른 문제도 낳고 있었다. 취객들의 고성방가다. 낮부터 새벽 시간대까지 음주·가무가 행해지는 탓에 일부 취객들의 소동도 시간을 가리지 않았다.


인근 주민들도 불편을 토로했다. 여의도 주민들은 "나들이객들과의 전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한강공원을 찾은 관광객이 8000만 명이었는데 여의도에만 2200만 명 이상이 방문했고, 방문객 대다수가 4월부터 10월 사이에 방문한다. 즉 4월부터 시작되는 쓰레기, 취객들과의 전쟁은 10월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로 여의나루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A씨는 "푸드트럭이 단지 입구까지 확장되면서 단지 내 놀이터나 벤치에서 음식을 먹는 외부인들이 많은데, 쓰레기를 가지고 가는 건 드물다"며 "몇 년 전 주민들의 민원으로 세운 아파트 단지 앞 '외부인 출입금지' 푯말도 무용지물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 괜찮지만 6월만 돼도 파리가 꼬이고, 악취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15년째 여의도에 거주 중인 B씨는 "집에서도 취객들의 다투는 소리나 노래 부르는 소리도 다 들린다”며 “날씨가 좋아도 창문을 열어 놓을 수가 없다"고 했다. 또 "술 취한 외부인들이 간혹 아파트 단지 풀숲에 들어와 노상방뇨를 하는 경우도 있고, 한 번은 화장실을 써도 되겠냐며 현관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음주로 인한 쓰레기 투기와 고성방가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서울시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에 한강공원을 포함시켜 달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현재까지는 서울숲,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같은 서울시 직영공원 22개가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음주로 인한 심한 소음이나 악취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는 행위를 하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당시 한강공원도 포함하자는 움직임이 있긴 했으나 시민들의 반발이 심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