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에 연일 '초강경 압박'…왜?

전날 자동차관세 이어 추가 '경제적 불이익' 검토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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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이외에 또 다른 경제적 불이익을 거론하는 등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국경 불법 이민 근절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지지층이 선호하는 대선 공약인 '국경 장벽 설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2020년 대선에서 활용하려는 정치적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국경 도시인 엘센트로 국경경비소를 방문해 장벽 설치가 가장 효과적인 입·출경 통제 수단임을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달 말 이후 국경 폐쇄, 자동차 관세 부과 등으로 압박한 결과 멕시코 정부가 난민들을 귀환시키거나 멕시코에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는 점을 홍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현지 관계자들에게 "(멕시코 정부가) 불법 이민자들을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 가고 있다"면서 "그들은 전에 한 번도 그런 적이 없고, 30년 동안 지금 하는 것 처럼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스템이 꽉 찼다. 우리는 '(불법이민자들에게)당신을 데리갈 수 없어서 유감'이라고 말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을 데려가려고 노력해왔지만, 더 이상 그것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경비대원들에게 "멕시코 정부 만큼이나 일을 잘 하고 있다"면서 "지난 며칠 동안 국경에서 수천명의 불법이민자들이 체포됐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미 육군 공병대 관계자가 현재까지 미국-멕시코 국경에 82마일(약132km)의 장벽이 건설됐으며, 올해 말까지 97마일(약156km)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라는 계획을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멕시코에 대해 전날 언급한 자동차 관세 외에 추가적인 경제적 불이익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나는 또한 남쪽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마약에 대한 경제적 벌칙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산 철강ㆍ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던 것을 거론하면서 "관세는 100%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게 효과가 없다면,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멕시코로부터 남쪽 국경에서 밀반입되는 불법 마약으로 인해 매년 10만명이 넘는 미국인이 숨지고 많은 가족이 파괴된다"면서 "멕시코에 관세 부과와 별도로 경제적 벌칙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이후 국경 전면 폐쇄를 거론하는 등 불법 이민·마약 유입 근절 등을 명분으로 멕시코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연 6100억달러(약 694조원)에 이르는 양국간 교역이 중단될 경우 일자리 500만개 감소 등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멕시코 정부가 불법 이민을 줄이기 위해 난민들에 대한 비자 부여 등 일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지난 4일 국경 폐쇄 언급을 유화하는 한편 1년 내 멕시코 정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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