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해질 권리 보장해 달라" 국민들, 미흡한 재난 방송에 분노

4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야산으로 확산했다/사진=연합뉴스

4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야산으로 확산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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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인턴기자] 4일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주민 수천 명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들의 미흡한 재난 방송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불은 이날 오후 7시17분께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했다. 산불은 밤새 강풍을 타고 주변 야산과 속초 시내, 고성 해안가로 번졌다.

산불 발생 이유에 대해 소방당국과 한국전력은 원암리 인근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에서 불꽃이 발생하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5일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불로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230여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소식이 알려진 후에도 각 지상파 방송국은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도 화재 발생 4시간 여 만인 오후 11시25분께 재난 특보 체제로 돌입했다.

누리꾼들은 "지상파에서 왜 재난방송을 제대로 내보내지 않느냐"면서 "늑장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어 통역은 왜 지원하지 않느냐"며 "장애인들을 위한 대피 요령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국가재난주관 방송국인 KBS는 물론, MBC 등 공중파 뉴스 속보에선 수어 통역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속초-고성에 사는 장애인도 재난 속보를 듣고 안전해질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재난 발생 시, 각 방송사의 속보 방송 편성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KBS사를 비롯한 지상파 3사에서는 산불이 발생된 지 4시간이 지나도록 재난 속보를 방송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방송사의 늦은 속보 혹은 속보 방송조차 없는 재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미 많은 국민들이 지방에서 발생된 재난을 속보로 전하지 않는 방송사에 크게 분노하며, 불안함에 떨며 살아가고 있다"며 "국가적 재난 발생 시, 각 방송사에서는 진행 중인 방송을 모두 중단하고, 해당 재난에 대한 속보 방송을 편성하길 요청드린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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