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더' 시간 번 산은-아시아나, 남은 쟁점은?

29일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29일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관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금융당국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대해 불가역적으로 손을 뗄 것을 요구했다. KDB산업은행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만료시한까지 연장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지배구조까지 담은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4일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당국에서 볼 때 시장에서는 단순히 자금지원만으로 메워질 수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지배구조에 대한 청사진이 안 나오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어려움이 생긴 근본적 배경은 지배구조라는 시각도 있다"며 지배구조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그동안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것에 대해 (박 전 회장이) 확실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과거에도 박 전 회장이 한 번 퇴진했다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 식으로 된다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이 많은 분들의 관측"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당국과 산은이 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박 전 회장의 영향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어떤 방법으로 지배구조를 바꿀 것인지와 박 전 회장의 수용 여부다.


그동안 박 전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할 수 있었던 통로인 금호고속 지분 등 사재출연 요구가 거론되는 것도 이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에서 아시아나항공을 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구안과 관련해 강조하는 것은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당국 관계자는 "아무리 계획을 잘 짜고 채권단이 지원에 나서더라도 시장이 신뢰를 안 해 자금 조달이 안 되면 소용이 없다"면서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은은 오는 6일로 만료되는 MOU를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1개월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MOU 시한이 연장된 것도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경영상의 어려움 등 상황 논리로 지원이 결정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산은 측은 "향후 채권단 간 협의를 통해 강도 높은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금호아시아나 측을 압박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