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재개…타결 기대감 고조 속 "쟁점 남아"

류허 중국 부총리(가운데)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오른쪽). 사진출처=EPA연합뉴스

류허 중국 부총리(가운데)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오른쪽). 사진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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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협상 타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재차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대표들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곳(타결)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이번 주에 더 근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류허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미 무역대표부(USTR) 건물에 도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미국 측과 함께 협상중이다. 이들은 지난 주 베이징에서도 협상을 진행했으며, 종료 후 양측이 서로 한발씩 양보안을 내놓는 등 타결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특히 미·중 대표단은 지난주 협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구 국가주석 앞에 제출될 협정서 초안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문구를 한 줄씩 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할 정도였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만큼 양측의 의견이 근접해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양측 사이에 아직 남아 있는 중요한 쟁점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식재산권(IP) 보호와 중국이 무역 협정에서 약속한 사항을 계속 준수하도록 보장하는 이행 메커니즘에 대한 사항이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양 측은 미국이 기부과한 25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전부 혹은 일부 철회할 지 여부와 중국의 무역 협정 약속 이행 보장 메커로즘의 조건에 대해서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전체적인 협상의 초점은 중국 측이 지난해 연 4192억달러에 달했던 대미 무역 흑자를 어떻게 줄이느냐에 맞춰져 있다. 이미 중국 측은 트럼트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4년까지 대미 무역 흑자를 제로화하겠다고 제안을 한 상태다. 중국은 미국산 돼지고기와 대두 등에 대한 수입을 재개하는 등 대미 흑자를 줄여 나가기 위한 조치를 실행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양측이 가장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부분은 이른바 '스냅백'(snapback) 조항이다. 즉 중국이 무역 협정을 체결해 놓고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이를 강제할 것이냐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정기적인 회담을 갖고 이행 과정을 점검한 뒤 부실한 점이 발견될 경우 중국 측이 보복 조치 없이 다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 측 "19세기적 굴욕적 방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측은 협상 타결 동시에 지난해 부과됐던 모든 관세를 철회하길 원하는 반면, 미국 측은 이행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일부만 철회하자고 맞서고 있다.


미국 기업의 IP 보호 강화 문제도 협상의 중심 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여전히 중국기업들이 외국 경쟁업체들의 IP를 마음대로 복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지난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선 모든 정부 등록 기업들이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새 외국인투자법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의 강경파들은 여전히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경쟁을 억누르고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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