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외않되?' 이것은 기본적 맞춤법인데도 자주 틀리거나 실수하는 것에 대한 자조이자 말장난이다. 인터넷상에 수년 전 등장했지만 망측한 줄 모르고 실생활에서 웃음기 없이 쓰는 사람도 더러 봤다. 글을 써서 먹고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신공격에 해당할 표현이지만, 또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고 문제될 게 없는 일상이다. 우리 세대에서 이러한 오류는 배움의 정도가 만든 결과라기 보다는 가치관의 차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서론이 길었는데, 3월의 마지막 주를 보내면서 이 '외않되'가 자꾸만 떠올랐다. 지금은 모두 자리에서 내려온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목록을 보면서다. 이율배반적이니, 진보꼰대라느니 하는 날 선 생각이 들었던 건 아니다. 근본 문제를 완전히 외면해버린 듯한 이들의 해명이, 돌아서서 스스로와 주변에 불법은 아니었는데 그렇게 문제가 되느냐고 물을 것 같다는 추측이 '외않되'를 소환했다. "재산이 14억원. 지난 30년간 전세살이"라는 전 대변인의 문장들은 최근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벌여줌에 희망을 품던 서민과 무주택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고,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집이 안 팔렸다. 사위도 자식"이라던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말은 지난 1년 여 간 적폐로 낙인 찍혀 자괴감이 들었던 다주택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이들에게 어디가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까마득한 일이다.
외않되라는 문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맞춤법에 어긋나며 '왜 안 돼'라고 쓰는 게 맞다고 일러주면, 얼마의 사람은 얼굴을 붉히며 앞으로 오류를 줄여나갈 것이다. 그러나 다른 얼마는 지적한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며 방어에 나설 것이다. 그러고는 "학교 다닐 때 공부한 게 다 숲으로 돌아갔다"거나 "이런 지적질은 사생활 치매이고, 아동확대나 남녀 간 덮집회의 문제 등 다른 이슈에 간심 가지는 게 낳다"고 말할지 모른다. 애초에 문제를 바로잡아주고자 했던 사람은 그 이후부터 그의 원칙에 간섭하지 않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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