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역대 최다 39명 입후보 대선투표 시작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31일(현지시간) 5년 임기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선 투표가 실시됐다. 이번 대선에는 역대 최다인 39명이 입후보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의 2만9000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가 시작됐으며 투표는 저녁 8시까지 진행된다.

우크라이나와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를 제외한 72개 외국에 차려진 101개 투표소에서도 투표가 진행된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선거 때마다 러시아 여러 도시에 설치해 왔던 투표소들을 폐쇄하는 조처를 취했다. 러시아에 거주하는 약 300만명의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은 인근 국가인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카자흐스탄, 핀란드 등에서 투표하도록 권고했다. 전체적으로 약 3000만명이 유권자 등록을 했다.


재선에 나선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53),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하는 율리야 티모셴코 전(前) 총리(58), 인기 코미디언ㆍ배우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 등이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젤렌스키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젤렌스키는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정치 풍자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할을 맡아 '국민 배우'로 떠올랐다.


29일 발표된 키예프 사회학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20.9%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이 13.7%로 2위, 티모셴코 전 총리가 9.7%로 3위에 올랐다.

이에 앞서 공개된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이팅'의 조사 결과에서도 젤렌스키가 26.6%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포로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 총리는 각각 17%를 얻는 데 그쳤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 미뤄볼 때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긴 어려워 결선투표에서 최종 당선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이 2차 결선투표를 치러 다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결선투표는 오는 4월 21일로 잡혀 있다.


전문가들은 3명의 유력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더라도 기존의 친서방 정책 노선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세 후보 모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나토 가입을 포함한 유럽화를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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