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핑크림 안녕"…막막한 커피업계

현재 인터넷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형 용기 형태의 아산화질소.

현재 인터넷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형 용기 형태의 아산화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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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우려했던 일이 생겼네요. 휘핑(거품) 크림 이제 안녕해야 될 듯요."


서울 도봉구에서 작은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김모씨. 그는 커피 휘핑 크림 제조에 사용되는 소형 용기 형태의 아산화질소를 내년부터 쓸 수 없다는 소식에 한 숨을 쉬었다. 대신 사용해야 하는 큰 용량의 고압가스 용기를 어디에 둬야 할지, 충전은 어떻게 하며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지 고민이 커졌다.

'버닝썬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해피벌룬' 등 환각 목적으로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온라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소형 제품을 더 이상 팔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1년간 유예기간을 뒀지만 영세한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막막하다.


31일 커피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럿 피곤하게 만드네요', '믹서라도 준비해야겠어요' 등 불만을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휘핑 크림 제조 등에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인 아산화질소를 소형 용기 형태로 제조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의 '식품첨가물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을 이달 19일 행정 예고했다. 핵심은 개인이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하는 유통경로를 차단해 아산화질소를 환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특히 식약처는 2.5ℓ 이상의 고압가스 용기에만 충전해 사용하도록 제조기준을 신설했다. 소규모 커피숍의 경우 대용량의 고압가스 용기를 들이는 건 공간 및 안전 측면에서 부담이다. 좁은 공간에서 안전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소형 용기에서도 사용 부주의 등에 의해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며 "높은 압력에 많은 가스가 들어있는 만큼 각별히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번 충전해야 하는 만큼 주변 인프라 구축도 큰 숙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 고압가스 판매업소는 2018년 4월 기준 120여 곳이다. 하지만 고압가스 주요고객인 대학병원이나 대기업 등이 밀집해 있는 강남구, 영등포구, 종로구 등에 위치해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가 편리하게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 식약처 관계자는 "고압가스 용기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안전 및 인프라 부분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를 잘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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