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만 가득"…산업지표, 2개월만에 '트리플 감소'(종합)

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발표…전산업생산 6년만에 최대폭 감소
소비 0.5%↓·설비투자 10.9%↓…경기지표 최장기간 동반 하락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달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3대 산업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트리플 감소'했다. 감소폭도 역대급을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자동차, 반도체 등 광공업 생산 부진과 지난 1월 설 효과로 깜짝 반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2013년 3월(-2.1%) 이후 약 6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선박 수입이 줄어들면서 전월보다 10.4% 감소했다. 2013년 11월(-11.0%) 이후 최대폭이다. 그나마 상황이 양호했던 소비(소매판매) 역시 2개월만에 마이너스 전환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 1월 설 효과로 3개 산업지표가 모두 좋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광공업 성장을 이끌어온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업 생산도 부진했다"고 총평했다.

산업지표는 전월 대비 증감율을 따지는데, 최근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생산ㆍ소비ㆍ투자가 트리플 감소한 이후 지난 1월에는 설 효과를 누리며 '트리플 증가'했다가 지난달 다시 트리플 감소했다. 이번 달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부진한 업종도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산업생산을 구성하는 광공업(-2.6%), 건설업(-4.6%), 서비스업(-1.1%), 공공행정(-3.0%) 등 4개 업종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광공업은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자동차(-3.2%)와 선박 등 기타운송장비(-8.0%)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생산이 줄면서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월에 비해 2.1%포인트 하락한 71.2%를 기록했다.

소비 부문도 지난달 승용차 등 내구재(-0.9%) 판매가 줄어 0.5%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매판매는 승용차 판매 비중이 큰데, 최근 신차 대기 수요 등으로 인한 대형차 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를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0% 감소했는데, 2017년 4월(-0.4%)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기계, 선박수입 감소로 기계류(-11.5%)와 운송장비(-7.1%) 투자가 모두 줄며 전달보다 10.4% 감소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를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무려 26.9% 감소했는데 이는 2009년 1월(-28.9%) 이후 최대폭이다. 건설기성 역시 건축(-3.5%)과 토목(-8.2%) 모두 줄어 전월에 비해 4.6% 감소했다.

경기지표도 역대 최장기간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는데, 2017년 12월(0.5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폭이다. 향후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져 9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5월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상반기까지 공식적인 경기 하강 판단을 할 계획이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