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꾸미 제철인데…" '金꾸미' 대신 태국산 해동에 손이 가네

어획량 줄고 수요 늘어 국내산 주꾸미 가격 들썩…봄 제철 수산물 가격 급등에 수입산 ↑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태국산 주꾸미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태국산 주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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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주꾸미 매니아인 오찬구(35)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주꾸미 샤브샤브 전문점을 찾았다가 깜짝놀랐다. 기존 5만원이던 2~3인용 메뉴 가격이 5만3000원으로 오른 것. 주인에게 물어보니 "요즘 주꾸미 시세가 많이 올라서 고민 끝에 가격 조정을 했다"고 말한다. 점심때 자주 찾는 직장 근처 주꾸미볶음 식당에 물어보니 "시세가 올랐다고 하지만 우리는 태국산을 써서 괜찮다"는 답이 돌아온다.


봄 제철을 맞은 주꾸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어획량은 줄고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마트에서 국산 주꾸미는 자취를 감췄고 생물 주꾸미를 사용하는 음식점들은 가격 인상을 고심하고 있다. 25일 오후 찾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는 국산 주꾸미 대신 '태국산 해동 주꾸미'가 놓여있다. 가격은 100g 당 1290원으로 3000원 안팎인 국산 주꾸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마트 점원에게 "국산 주꾸미를 찾는다"고 하자 "들어온게 없다"고 했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꾸미 어획량(활어)은 3483t 을 기록했다. 2000t선이었던 2015년보다는 회복한 것이지만 7000t에 육박했던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서해안 포구를 중심으로 올해 들어서도 어획량이 좋지 않아 현지 시세가 10% 이상 오른 상황. 소비자 가격 역시 100g 당 2500~3000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이달 들어 주꾸미 주요 산지에서 일제히 축제가 열리면서 물량부족이 심해졌다.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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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보니 국산 주꾸미에서 수입산 주꾸미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1월 주꾸미 수입량은 3184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다. 수입이 늘고 있지만 수요 증가세가 더 가파르면서 태국,베트남 산 주꾸미 가격 역시 오름세다. 수입산 주꾸미 취급이 늘면서 해수부는 올해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바꿔 주꾸미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할 방침이다.


가격이 오르는 봄철 수산물은 주꾸미 뿐만 아니다. 홈플러스의 국내산 바지락(600g) 가격은 6590원으로 전년보다 10% 상승했고 국내산 멍게 가격은 120g에 4990원으로 9% 뛰었다. 이달 들어 가락시장의 피조개(10kg, 망, 상품) 도매가는 1만5000원 선으로 전년동기대비 44%나 비싸졌다. '금징어'로 불렸던 오징어 가격은 연초 생산량 증가에도 여전히 고공행진중이다.

해수부 수급동향에 따르면 국산 오징어(신선·냉장) 가격은 22일 기준 1kg에 1만2597원으로 전년(1만2057원)과 평년(9554원)을 모두 웃돌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2012년 40% 수준이었던 수입산 수산물 비중이 지난해 절반까지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부 국산 수산물 가격의 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바이어들이 취급을 꺼리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저렴한 수입산 취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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