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과거사위 "국민을 뭘로 보고"…'김학의 출국시도'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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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특수강간·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이 지난 주말 태국 방콕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려다 제지당한 것과 관련해 검찰 과거사위가 “국민을 뭘로 보고 그러셨냐”며 작심 비판했다. 과거사위 위원이나 위원장이 회의에서 조사 대상자를 지목해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한중 검찰 과거사위 위원장 대행은 25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과거사위 정례회의 시작을 앞두고 준비한 발언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대행은 "먼저 김학의 전 차관에게 묻는다"며 그를 향해 쓴 메시지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들, 심지어 판사들도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으로 출석 요청을 받아 응할 의무가 없음에도 당신들(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지 않았습니까"라며 "그런데 전직 고위 검사가 우리 위원회의 조사에 협조는커녕 심야 0시 출국이라니요"라고 지적했다.


정 대행은 바로 "국민들을 뭘로 보고 그러셨느냐"고 김 전 차관을 작심 비판했다. 그는 또 "언제 어느 곳이든 깨어있는 시민과 공직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으셨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조사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정 대행은 "0시 출국금지에 힘써주신 법무부와 진상조사단 관계자분들께 특히 감사드린다"는 인사로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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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은 지난 22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 방콕으로 나가려다 긴급출국금지조치로 출국을 제지당했다. 긴급출국금지조치는 대검찰청 산하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일하고 있는 동부지검 검사가 신청했고, 박상기 법무부장관도 이를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 측은 내달 4일 돌아오는 왕복 티켓을 끊었고, 해외에 도피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출국 시도 자체가 그에 대한 재수사의 불을 댕겼다. 이날 정 대행의 작심 비판 발언도 재수사 분위기에 힘을 보탠 셈이다.


이날 진상조사단은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2013년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보고하고, 재수사를 건의했다.


보고를 받은 과거사위가 재수사 권고를 의결하면, 이를 법무부 장관이 검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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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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