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외교 시작…"체제적 경쟁자 아닌 협력자" 강조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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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을 '경제적·체제적 경쟁자'로 낙인 찍은 유럽연합(EU)의 주장을 반박하며 유럽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19일 신화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이 브뤼셀에서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에게 가장 강조한 부분은 중국을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의 관계로 봐달라는 것이었다.

EU는 이날 28개 회원국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외교 회의에 왕 국무위원을 초청해 양측간 현안을 놓고 논의했다. 비(非)EU 회원국인 중국의 외교담당 수장이 EU 외교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국무위원은 "중국과 EU 사이에 일부 부분에서 경쟁이 불가피했지만 '윈-윈'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공동 행동이 더 중요하다"며 "협력은 중국과 유럽 관계의 주축이며 이것은 과거나 현재, 미래나 항상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경제적·체제적 경쟁자'로 보고 있는 EU를 향해 중국은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란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왕 국무위원이 EU와 국제현안에 대한 10개 항목에 합의를 이끌어낸 점은 관계 변화의 신호탄으로 읽히고 있다.

중국과 EU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EU의 다자주의 지지 ▲국제 현안에서 유엔의 역할 지지, ▲보호주의 반대 및 개방경제 지향,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과 강화 지지 ▲대화와 협의를 통한 지역분쟁의 평화적 해결, ▲기후변화를 포함한 세계적 도전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 ▲국제적인 핵확산 금지 체제 유지 ▲2030년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다는 아젠다 이행 ▲반테러 캠페인 지지 ▲전(戰)후의 국제 체제와 질서 지지 등 10가지 항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왕 국무위원은 또 21일부터 시작되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이탈리아, 모나코, 프랑스 순방에 대한 EU 회원국의 경계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시 주석의 이번 유럽 순방은 중국-EU 관계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며 "국제적 정세 변화와 상관 없이 중국이 유럽에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달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과 유럽이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보안 위험을 제기하며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강경한 중국쪽 입장을 전달했다. 왕 국무위원은 "(화웨이 배제는)정치적 목적에 따라 아무런 근거 없이 외국 기업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며 "이러한 관행은 비정상적이고 부도덕하다"고 날을 세웠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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