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거' 조민호 감독, 임명애 지사 왜곡 연출 사과

"일제 분열정책 극복하는 과정을 연출하려다 지나치게 상상력 발휘"

'항거' 조민호 감독, 임명애 지사 왜곡 연출 사과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연출한 조민호 감독이 극 중 파주 출신 독립운동가 임명애 지사에 대한 왜곡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조 감독은 11일 경기도 파주시 교하초등학교에서 열린 '파주 교하 3·1독립운동 기념비' 준공식에 참석해 논란이 된 장면을 연출하게 된 배경과 의도를 설명하고 사과했다. 그는 "일제의 분열정책을 극복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하려다 임명애 지사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너무 상상력을 발휘해 극화시킨 부분이 있다"며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했다. "임명애 지사와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8호실 수인 스물다섯 명이 가지고 있던 연대와 세상에 대한 고뇌와 열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면서 "왜곡이 있다면 더 나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임 지사는 파주 교하공립보통학교에서 만세운동을 이끈 독립운동가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에서 이름은 거론되지 않는다. 하지만 임산부라는 표현이 등장해 임 지사를 가리킨다고 유추할 수 있다. 제작진은 그녀가 만삭의 몸으로 서대문형무소 8호 감방에 투옥된 모습을 그렸는데, 유 열사에 대해 고자질하는 허구를 더해 광복회 파주시지회 등으로부터 수차례 항의를 받았다. 부준효 광복회 파주시지회장은 "대중성을 위해서라도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작가적 상상은 이해할 수 없다"며 "차후에 이런 독립운동에 관한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고 했다.


임 지사는 1년 6개월 징역을 받아 임신한 상태로 입소했다. 출산이 임박해 1919년 10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11월에 아기를 낳아 안고 다시 입소했다. 유 열사는 동짓달 엄동설한에 기저귀가 얼른 마르지 않자 언 기저귀를 몸에다 감아 차고 녹여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아기를 돌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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