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신창재 회장의 선택...금융지주 '물밑' 접촉

교보생명, 윤열현 현 상임고문 사장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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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박지환 기자] 재무적투자자(FI)들과 갈등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6년 간 비어있던 사장을 선임하면서 사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금융지주를 통한 지분 매각 등 새로운 해법도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6일 윤열현 현 상임고문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윤 사장은 보험총괄담당(대외활동포함)으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윤 사장은 앞서 마케팅담당 부사장, FP채널담당, 상임고문 등을 거쳤다.

교보생명이 사장을 선임한 것은 2013년 신용길 현 생명보험협회장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신용길 회장은 2008~2013년까지 교보생명 사장직을 맡았다.


이번 인사는 FI들과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되팔수 있는 권리) 행사 관련 갈등으로 경영권을 위협 받고 있는 신 회장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당분간 IPO(기업공개) 및 FI들과의 협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KB·신한·우리·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에게 지분 인수를 제안한 상태로 알려졌다. 인수대상은 FI들의 지분(29.34%)과 신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36.91%) 중 일부를 포함한 50% 이상이다.

다만 교보생명 측은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한 상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신 회장측과 FI간의 협상과정에서 공동매각 추진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번 풋옵션 협상은 교보생명 최대주주 개인과 FI간 협상으로서 법률대리인들이 선임돼 있어 회사 관계자가 최대주주 개인 대리인 자격으로 금융지주와 접촉해 지분매각 협상을 벌인다는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지분 공동매각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 3위라는 점에서 교보생명은 금융지주사들에는 매력적인 매물일 수 밖에 없다. 최근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을 제외한 KB·하나 등은 계열 생보사들이 업계 하위권인 점을 감안하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이 지분을 넘기더라도 교보생명 경영에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생명보험 부문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분 인수에 있어서는 경영권 확보 등 인수에 대한 타당성이나 가치평가가 우선 진행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아직까지 관련 절차를 진행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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