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美, 오만한 태도가 北美회담 깼다"

"北, 선의로 영변 핵 폐기 내놨는데 미국이 깎아내려"
"'새로운 길' 가기 전에 동시 조치 내놔야" 美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 사진.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 사진.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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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장에서 오만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하노이 선언'이 불발된 것이라고 조선신보가 6일 보도했다. 북측은 선의에 기반해 커다란 양보조치를 내놨지만 미국이 이를 평가절하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새로운 길'로 접어들 수 있음을 경고하며 그 전에 미국에 대화 재개를 위한 조속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날 '영변 핵시설 폐기는 선의에 기초한 상응조치'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측이 (북측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한된 양보'로 깎아내리고 그 이외 한 가지를 더 해야 한다는 오만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해 협상타결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일부 해제' 협상안을 언급하며 "조미(북미)관계개선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감시와 견제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선의의 제안'"이었음을 강조했다.


신문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최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힌 이른바 '빅딜' 문서에 대해서는 "강압적이고 무례한 패권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새로운 길'로 들어서기 전에 신뢰있는 조치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기회를 영영 놓치고 '미국 제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의 체면이 손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조선(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조미 신뢰조성을 위한 동시 행동의 첫 단계공정을 바로 정하고 그 실천 준비를 다그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은 내부적으로 결렬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후속 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신보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을 재차 거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면서도 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면서 대신 '한반도 평화지대 구축'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어야 한다'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반도 정세 긴장의 근원으로 되는 외세와의 합동 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 장비반입도 완전히 중지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도 "온 겨레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귀중히 여기고 그것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북남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민족화해와 평화번영의 전성기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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