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베트남)=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1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은 귀빈의 방문을 준비하는 듯 아침부터 분주했다. 유치원은 입구부터 내부까지 북한 관련 장식물과 어린이들이 직접 그리고 만든 듯한 공예품들이 한가득 전시돼 있었다.
김일성 전 주석의 이름을 딴 '김일성반'이 있는 유치원인만큼, 김 주석의 사진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또 유치원생들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전시품 중에 하트 모양 종이에 한글로 '북한'이라고 쓴 공예품이 눈에 띄었다. 북한은 스스로를 결코 '북한'이라 칭하지 않고, '공화국' 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칭한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식 명칭인 '북한'이 더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유치원 정문 바로 앞 큰 마당에는 작은 학예회를 위한 듯한 공연 무대가 설치됐다. 무대 정면 옆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방문단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고, 빨간 리본을 묶은 의자 20여 개가 놓여 있었다.
유치원 내부에는 북한 국기와 베트남 국기, 북한 국경과 베트남 국경을 소재로 그린 다양한 그림과 공예품들이 줄줄이 나열돼 있었다.
이 곳은 김 위원장이 '깜짝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응우옌푸쫑 주석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데, 그에 앞서 시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유치원 교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오실 것"이라고 말했지만, '언제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응오 티 민 유치원장은 '북측에서 사전답사를 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오기를 바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더라도 여동생이나 다른 사람이 올지 몰라 기다리는 것"이라며 "공식 통보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유치원은 1978년 3월 8일 북한이 지원해 설립됐다. 유아들의 낮잠을 위한 매트리스와 담요는 물론 수저와 식기까지 일상 비품의 대부분을 북한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2층 건물에 4개 반으로 문을 열어 유치원생 120명을 받았다. 지금은 17개 반으로 늘어 2∼5세 어린이 500명가량이 다닌다. 매일 영어 수업도 있다. 또 김치와 김밥 등 음식과 한복 등 복장을 통해 북한 문화를 배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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