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에 일본여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서울청사 앞에 펄럭이는 태극기 뒤로 외교부 청사에 걸린 ‘김구 서명문 태극기(1941년)’가 보이고 있다. 태극기는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서울청사 앞에 펄럭이는 태극기 뒤로 외교부 청사에 걸린 ‘김구 서명문 태극기(1941년)’가 보이고 있다. 태극기는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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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올해로 3·1 운동이 10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3·1절 연휴를 이용한 일본 여행'을 두고 네티즌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일제 침략의 아픈 역사가 담긴 3·1절에 굳이 일본 여행을 가야 하냐는 반응도 있지만 지나친 간섭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찬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때문이다. 3·1절 연휴를 맞아 일본 여행을 간다는 A씨와 굳이 3·1절에 일본에 가서 소비를 해야겠냐며 비난한 B씨의 이야기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각에서는 3·1절 연휴에 여행을 가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굳이 일본일 필요는 없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3·1운동 100주년, 광복을 맞이한 지는 고작 74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3·1절 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한 건 역사 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게다가 일본 외무성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될 수 있다며 한국을 방문하는 자국 국민들에게 불상사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할 방침이라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까지 이어지자 비난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친구 A씨의 의견을 옹호했다. 역사적 사건과 개개인 여행을 결부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역사적 사건을 따지기 시작하면 임시정부수립일(4월11일), 광복절(8월15일), 독도의 날(10월25일) 등 일본과 관련된 모든 날에 일본 여행을 가지 말라는 얘기"라며 "개인적인 여행까지 비난하는 건 지나친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일본 여행 자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독도 분쟁, 최근에는 초계기 사건까지 더해져 일부 국민들의 반일(反日)정서가 혐일(嫌日)감정으로 격화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일본에 대한 호감도'에 대해 질문한 결과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69.4%에 달했다. 지난 2016년 동아시아연구원(EAI)이 발표한 국민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61%)보다 늘어난 수치다.


일본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부정적으로 나타났지만 일본은 우리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이기도 하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리서치 전문회사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들 중 47%는 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만족도가 가장 높은 도시 상위 10곳 중 6곳 역시 일본이 차지했다.


김민화 컨슈머인사이트 선임연구원은 "해외여행 트렌드 자체가 단기간, 저비용이다"며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평균 이상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일본의 탄탄한 관광 인프라 때문에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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