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비, 황해도평산소놀음굿 명예보유자 된다

이선비, 황해도평산소놀음굿 명예보유자 된다 원본보기 아이콘


작두그네를 타며 마을의 풍요와 번영의 기원해온 이선비(85)씨가 황해도평산소놀음굿(국가무형문화재 제90호) 명예보유자가 된다. 문화재청은 황해도평산소놀음굿 기능보유자인 이씨를 명예보유자로 인정 예고한다고 27일 전했다.


평산소놀음굿은 농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를 등장시켜 노는 굿 형식의 연희(演戱)다. 농경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와 다양하고 폭넓은 소재를 표현해 새로운 생명력과 활력을 생성한다. 마을의 협동과 화합을 이끌어내 액운을 쫓고 풍농을 기원한다. 황해도 평산읍 출신인 장보배 무녀가 1947년에 월남해 강화군 교동면에 뿌리내렸다.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이씨는 신어머니인 장씨와 유씨의 영향으로 평산소놀음굿을 배웠다. 1ㆍ4후퇴 때 남편과 함께 남하해 어렵게 지내다가 스물일곱 살에 입병이 생기면서 만신의 길로 접어들었다. 장씨와 함께 인천 일대에서 평산소놀음굿을 발표하다가 민속경연대회에 출전하면서 본격적인 전수 과정을 밟았다.


이씨는 어려서부터 태가 단단해서 이름까지 선비라고 짓게 됐다고 한다. 그런 자태가 굿을 할 때도 확연히 나타난다. 특히 담뱃대를 등에 꽂고 긴 도포자락을 휘날리면서 삼현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삼현춤은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씨는 두 신어머니에게 배운 대로만 굿하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고 한다.


그녀가 보여주는 산천굿, 초부정굿, 초감응굿, 칠성굿, 제석굿, 성주굿, 별신굿, 고려장굿 등 열두 거리 유형굿은 놀라운 기의 부림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마흔 살이 되던 해부터는 작두그네를 타면서 굿을 했는데, 이 역시 이씨만의 특기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1992년에 평산소놀음굿 보유자로 인정됐다. 매년 5월에 인천 수봉공원에서 정기발표회를 여는 등 제자들을 가르치며 보존회를 이끌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