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스페인)=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5G를 통해 초(超) 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승부수다. 박 사장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와 결합한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해 초 ICT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5G 초연결 시대에는 SK텔레콤이 더는 이통사로 불리지 않고 모바일을 초월하는 ICT 복합 기업이자 서비스 혁신 기업인 '초(超) ICT 기업'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박정호 사장은 5G의 캐시카우가 증강현실(AR)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MWC 올해 전시장도 보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쓴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며 "5년 뒤면 대부분 텔레비전 대신 증강현실(AR) 글라스로 영화도 보고 PC 작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대비해 AR 글라스 선도 기업인 '매직리프'(Magic Leap), AR 게임으로 유명한 '나이언틱'(Niantic) 등 글로벌 사업자와 독점 제휴를 맺을 계획이다. 그는 "제휴 외에 가시적인 제품으로 AR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보다 퍼포먼스가 뛰어난 '해리포터'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며 대용량 데이터 사용자의 경우 4G보다 5G의 GB당 요금이 더 싸지도록 5G 요금제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상용화를 앞둔 5G의 속도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선두사업자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박 사장은 "이번에 상용화 하는 5G는 LTE와 호환해 사용하는 NSA 표준으로, 5G 주파수 100메가헤르츠(㎒)와 LTE 주파수 75㎒를 합하면 통신3사 중 가장 넓은 대역폭을 지원하게 된다"면서 "경쟁사는 LTE 주파수를 40㎒ 정도만 보유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역폭에 따라 속도차이가 달라질 수 있어 SK텔레콤의 5G가 보다 우월한 속도를 자랑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디어 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박 사장은 "티브로드 인수 후에도 유료방송 3위이지만 순위는 큰 의미가 없으며, 이질적인 집단이 모여서 힘을 합치는 것은 더 잘할 것"이라며 "티브로드가 3천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인당 생산성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케이블TV의 독립성이나 독창성을 문화적으로 잘 흡수하면서 시너지가 나도록 하면 시간이 지나면 1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5G 상용화에 따른 고객 가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은 '전화회사의 기본'으로 돌아가 요금을 혁신하고 통화품질을 높이며 보다 발전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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