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ed, 물가목표 낮추나…유연성 높여 정책여력 확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경기상황 등에 따라 재검토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상하원 출석을 앞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와 관련해 어떤 계획을 밝힐 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주 텍사스에서 시작되는 정책 프레임워크를 위한 공청회를 앞두고 Fed의 물가목표제 재검토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ed는 2012년 이후 2%의 물가 목표치를 채택했지만 근원물가를 기준으로 한 물가상승률은 연 평균 1.6%에 그쳤다. 파월 의장 역시 그간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특히 물가목표제 재검토 논의가 대두되는 데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 2.25~2.50% 사이에서 최고점을 찍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Fed의 최근 단기전망이 배경이 됐다. 금리가 낮을 경우에는 추가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아 Fed의 정책도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WSJ는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물가 목표에 대한 유연한 정책체계는 경기침체 시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Fed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 방법으로 해석된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 "금리가 이번 주기보다 크게 높지 않을 경우 정책여력을 어떻게 확보할 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은 논의"라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지난 주 한 컨퍼런스에서 "지배적인 물가목표제의 재검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낮은 물가목표치에 대한 기대감을 포함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최근 물가상승률이 장기간에 걸쳐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바 있다.

WSJ는 "Fed는 그 전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간에 매년 2%라는 물가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과거의 일은 잊자'는 접근법" 이라며 최근 대두한 몇가지 대안을 소개했다.


앞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금융위기 직후 0(제로)금리 상태를 기반으로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상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Fed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더 오랫동안 낮추겠다는 본질적인 약속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아울러 윌리엄스 총재가 언급했던 두번째 대안은 물가상승률 목표의 평균치를 설정하는 방안이다. 평균적으로 2%의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하게 되며, 경기침체기간에 예상되는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호황기에는 물가상승률을 2%보다 더 높게 두는 방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 정책을 고수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잘 작동해왔다"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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