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수사권조정' 또 물건너가나

거대 양당 대립에 국회 개점휴업
'버닝썬' 의혹에 여론 악화

14일 국회에서 열린 자치경찰제도입 당정청 회동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왼쪽부터),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김부겸 행안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안위원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한정애 의원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14일 국회에서 열린 자치경찰제도입 당정청 회동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왼쪽부터),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김부겸 행안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안위원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한정애 의원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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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구속과 자유한국당의 5ㆍ18 망언 사태 등으로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인 가운데 올해 상반기 검ㆍ경 수사권 조정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버닝썬 사건'으로 경찰과 클럽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찰 내부에선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2일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0일 경찰 원로인 이무영 전 경찰청장을 초청해 수사구조개혁과 관련한 비공개 특강을 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경찰관들 사이에서 상반기 수사권조정 추진에 대해 비관적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내부에서 오랜 숙원이던 수사권조정을 놓고 또다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서울 강남의 유명클럽 '버닝썬' 사건이 수사권조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클럽과 경찰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권조정 여론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1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의 경찰이 버닝썬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문호남 기자 munonam@

경찰청.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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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0만명 넘는 인원이 참여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이 자체 수사를 통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고 해법을 제시하는 게 수사권조정의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법안 통과를 담당한 국회는 여야 간 대치 속에서 두 달째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는 올 들어 단 한 차례도 본회의를 열지 못했다.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올 상반기 처리를 목표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서 논의 중인 검ㆍ경 수사권조정 또한 발이 묶였다.

수사권조정 논의는 앞으로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ㆍ미 정상회담이라는 대형 이슈를 앞두고 있는 데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남이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4월3일에는 재ㆍ보궐선거가 기다리고 있어 사개특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최근 국회 공전에 대해 "속이 많이 탄다"면서 "수사권조정 법안은 사개특위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진 만큼 (국회가) 조속히 결단을 내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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