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미국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협상 이틀째인 22일 류허(劉鶴)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고돼 협상에 청신호가 켜졌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 대표팀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현재 미중간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과 류 부총리와의 회동과 관련한 언급을 피했다. 블룸버그는 협상 이틀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측 협상단을 만나기로 한 것 자체가 협상 진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낙관적 신호라고 풀이했다.
양국 대표단은 현재 ▲ 기술이전 강요ㆍ사이버 절도 ▲ 지식재산권 ▲ 서비스 ▲농산물 ▲ 환율 ▲ 비관세 무역장벽 등 총 6개 분야를 담은 양해각서(MOU) 초안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 때 양측이 최대한 이견차를 좁혀 MOU를 마련하기로 합의한 만큼 22일 협상 마지막날 무역전쟁 종전 선언은 아니더라도 무역협상 시한 연장의 근거가 되는 MOU 사인 정도는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큰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3월 1일이 마법의 날은 아니다"라고 언급한 만큼 중국 대표단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무역전쟁 휴전 연장에 대한 확답을 들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미국에 연 300억달러 규모의 농산물 추가 구매를 제안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대두, 옥수수, 밀 등 미국산 농산물을 연간 추가로 300억달러어치 구매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고, 관련 내용이 양국간 협상 MOU에 포함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아직 양측은 농산물 협상과 관련해 규모와 항목들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양국 대표단은 또 동물사료로 사용되는 주정박(알코올 생산후 남은 곡물찌꺼기)에 부과하고 있는 반덤핑 및 반보조금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은 "중국이 얼마나 많은 양의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할지, 또 어떤 농산물을 구매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언급하기에 시기가 이르다"며 "굳이 기대감을 높이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미ㆍ중이 구조적 개혁에 합의를 이룬다면 우리는 (농산물) 시장을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ㆍ중 고위급 무역협상 시작 전 "'많은 양'의 옥수수가 중국의 '쇼핑 리스트'에 담길 것"이라고 말하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추가 구매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은 미국의 대(對) 중국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과 제품 구매를 더 늘리겠다는 쪽에 초점을 맞춰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만나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을 결정한 이후 중국은 중단했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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