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두달째 금 보유량 늘려…무역전쟁 장기전 염두에 뒀나

중국 월별 금 보유량(그래프:블룸버그)

중국 월별 금 보유량(그래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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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중국이 두 달 연속 금 비축에 나서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모으기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13일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5994만온스로 지난해 12월 5956만온스 보다 증가했다. 중국은 두 달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리는 중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사들인 금을 톤으로 환산할 경우 지난해 12월 10톤 미만을 매입하고 올해 1월 11.8톤을 추가로 매입한 셈이 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9~2015년 연 평균 100톤의 금을 사들일 정도로 금 비축에 관심이 많았지만 2016년 10월을 끝으로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았다. 그러다 2년 후인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금 매입을 시작하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금 비축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다.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자산 보유고에서 안전자산에 속하는 금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 달러 비중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외환 중개소 OANDA의 재프리 할리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한 경제 환경이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대표가 14일 방중해 류허(劉鶴) 부총리 등과 이틀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미국이 요구하는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어 3월 1일로 설정된 양측 무역협상 마감기한까지 무역전쟁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미ㆍ중)가 진짜 합의라고 생각하는 곳에 가까이 있고 (합의가) 완성될 수 있다면, 그것(협상시한)을 잠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걸 볼 수 있다"라고 말하며 협상기한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국 정상은 다음달 직접 만나 무역협상 담판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협상 장소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와 중국 하이난, 베이징 등이 언급되고 있다.


중국의 금 비축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분위기에 올라 타 있기도 하다. 세계금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순 매수량은 651.5톤으로 2017년 보다 74%나 증가했다. 금 매입 규모도 약 270억달러 수준으로 1971년 이후 최대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터키 등 신흥국들은 금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자산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중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이로인한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불안감 등이 금 매입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과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올해도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650톤 정도의 금을 매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값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12일(미국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31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값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7.5% 상승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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