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연의 타볼레오] 220V 집에서도 충전…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

#신개념 모빌리티 #근거리 이동 수단 #배달차 #퍼스널 모빌리티 #트위지 #초소형 전기차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사진=르노삼성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사진=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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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 최근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등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1인용 '혼차(혼자 타는 차)'라는 개념도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르노 트위지는 대표적인 퍼스널 모빌리티로 근거리 이동 수단의 새로운 영역을 만든 초소형 전기차입니다. 친환경 모빌리티 르노 트위지를 직접 타보고 '혼차'를 즐겨봤습니다.


-디자인이 무척 특이하네요. 거리에서 마주치면 눈을 뗄 수 없겠는데요.

▲트위지를 타고 거리에 나가면 금방 스타가 됩니다.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 때문에 모두가 트위지에 대해 궁금해하죠. 디자인은 부드러운 곡선 이미지를 강조했고, 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6가지 조합의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수 있게 했어요. 특히 고급 슈퍼카에서나 볼 수 있는 '시저 윙 도어'는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초소형 전기차의 문이 마치 람보르기니처럼 위로 열린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덕분에 주차 시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어요.

차량을 실제로 보면 전장 2338㎜, 전폭 1237㎜, 전고 1454㎜로 매우 콤팩트한 사이즈의 초소형 전기차예요. 제 키가 160㎝ 정도인데 옆에서 보니 저보다도 작네요. 보통 주차장 한 칸에 트위지 3대까지 주차가 가능하니 좁은 골목길이나 협소한 주차 공간에 세워두는 것도 문제없겠죠.


-너무 작아서 장난감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안전한가요?

▲트위지의 안전성을 얘기할 때 기존 승용차와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트위지는 기계 장치나 장거리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보다 '신개념 모빌리티'의 개념이 강하니까요. 즉 승용차를 작게 만들었다기보다는 기존의 이륜차를 콤팩트한 사륜차로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 때문에 경찰 순찰차나 집배원의 우편배달차, 각종 음식점 배달원의 차세대 이동 수단으로 트위지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운전자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용 캐빈 루프는 일종의 헬멧 역할을 하고요, 운전석엔 에어백도 장착됐죠. 콤팩트하면서도 사륜차이기 때문에 안정감과 기동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요. 도로 위를 스쿠터로 아슬아슬하게 달리던 배달부들이 안전하고 콤팩트한 사륜차로 배달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물론 속도도 이륜차에 뒤처지지 않고요. 게다가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하는 배달부들이 친환경차로 이동한다고 생각하면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더욱 커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사진=르노삼성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사진=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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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성능은 어때요?

▲주행 성능도 크기에 비해선 꽤 괜찮은 편이에요. 전기차의 장점인 고성능 토크가 그대로 느껴지고요. 하지만 기존 승용차의 주행 성능을 기대하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트위지는 최고 출력 12.6㎾(17마력), 최대 토크 5.8Nm으로 125㏄ 스쿠터 수준의 성능을 냅니다. 최고 속도는 80㎞/h로 출퇴근이나 단거리 이동용으로 적합한 수준이네요. 후륜구동 방식인 데다 차체가 작고 바퀴는 큰 편이라 코너링은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다만 핸들은 파워 핸들이 아니라 급커브 시 다소 뻑뻑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또 창문이 없고, 있더라도 아크릴 재질로 붙인 액세서리 수준이라 노면이나 외부 소음은 각오하셔야 할 거예요.

-연비는 어떤가요? 충전 시간은요?

▲트위지는 충전이 간편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 없고 가정용 220V 콘센트로도 충전이 가능하기에, 외부의 전기차 충전 시설을 찾지 않고도 일상 생활 시설에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차량 앞쪽 뚜껑을 열어보면 3m 길이의 내장형 충전 케이블이 있어요. 카페테라스나 외부 상가 앞에 세워두고 220V 전원에 연결하면 3시간30분 정도에 완전충전이 됩니다. 주택에 사시는 분들은 집 앞에 세워두고 집에서 편하게 충전할 수도 있고요. 한 번 충전하면 60㎞ 정도를 달릴 수 있어요.

약 1시간 거리인 경기도 김포에서 서울 남대문까지를 왕복할 수 있는 거리죠. 근거리 도심형 전기차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은 6.1㎾h로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 용량(28㎾h)보다 작은 편이에요. 하지만 1㎾h로 달리는 연비를 측정해보면 트위지가 훨씬 높아요. 보통 전기차는 1㎾h로 7㎞ 정도를 달리는데 트위지는 16㎞로 두 배 이상으로 효율성이 뛰어나죠.


트위지 내장형 220V 충전 케이블/사진=르노 홈페이지

트위지 내장형 220V 충전 케이블/사진=르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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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로하신 어머니께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사드리려고 하는데요. 조작이 어렵진 않을까요?

▲트위지 실내에 앉으면 1인용 캡슐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그 정도로 공간은 협소하죠. 물론 인텐스 트림은 뒷좌석에도 좌석이 마련돼 2인이 탈 수 있어요. 1인용 카고 트림을 선택하면 뒷좌석 대신 156ℓ 트렁크가 설치되고요. 작은 사이즈의 여행용 캐리어 2개, 1m 높이의 박스도 거뜬히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에요. 장을 보거나 소량의 짐을 옮기는 데는 충분하겠죠. 공간이 협소한 만큼 차량 내부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최소한의 기본 장치들만 마련돼 있어요. 그래서 실내나 조작 장치들이 오히려 직관적이고 단순합니다. 핸들 너머 대시보드에는 배터리의 남은 양과 달릴 수 있는 거리, 현재 속도와 변속기 상태만 표시되고, 대시보드 양쪽에는 각종 수납이 가능한 글러브 박스가 2개 설치돼 있어요. 기어도 주행(D), 중립(N), 후진(R) 세 가지의 전자식 변속 버튼으로 단순화했고, 주차 이후 기어 왼쪽 아래에 있는 밸브를 잡아당기면 사이드 브레이크 겸 주차(P) 모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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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지 실내 인테리어 및 대쉬보드/사진=르노 홈페이지

트위지 실내 인테리어 및 대쉬보드/사진=르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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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의 불편함은 없나요?

▲앞서 언급했듯이 트위지를 단순한 자동차로 생각하면 사실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자동차에 창문이 없다니, 타는 순간 황당함마저 느껴지죠. 창문을 달고 싶으면 35만원을 추가해 아크릴 창문을 액세서리로 달아야 해요. 창문을 달면 내릴 수가 없으니 주차장에서 주차표라도 뽑을라치면 차문 전체를 올려서 열고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또한 연비 문제로 에어컨ㆍ히터 시스템이 없어요. 봄가을에는 주변 경치를 느끼면서 즐겁게 탈 수 있지만 여름이나 겨울에는 그야말로 '단거리 운행'만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는 법 규정상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할 수 없어요. 내비게이션을 이륜차 모드로 해놓고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반대로 주행의 편리함은요?

▲발상을 전환해 트위지로 단거리 주행만 한다고 할 때는 주행의 편리함도 상당합니다. 교통 체증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우회전해 빠져나가기에도 용이하고, 전통시장이나 주택가 같은 좁은 길에서도 사람들과 위화감 없이 어울리면서 움직일 수 있어요. 마트 주차장에서 구불구불 올라가는 길도 제법 힘 있게 올라갑니다. 마트 주차장의 주차 공간이 꽉 차 있어도 남는 작은 공간에 주차하기도 쉽고요. 전기차 특유의 가속감과 함께 작은 차체 때문에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어요.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트위지 모습/사진=우수연 기자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트위지 모습/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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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가격은 얼마인가요?

▲트위지의 가격을 알게 되면 앞서 언급한 불편함들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갈 겁니다. 트위지의 출고가는 인텐스 트림이 1500만원, 카고 트림이 1550만원 수준이에요. 정부 보조금을 감안하면 지난해까지는 50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했습니다. 올해도 트위지의 국고 보조금이 420만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을 더해 700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을 거예요. 지난해까지는 르노 스페인 공장에서 전량 수입해 판매되던 트위지가 올해부터는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하니 물량 확보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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